2002-10-21 11:06

한.칠레 FTA 막판 절충난항...가서명 지연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한국과 칠레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일부 쟁점에 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타결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양측 대표단은 각국 정부에 협상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최종 결심을 위한 훈령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양국이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제6차 회담에서 FTA 협상을 타결하고 협정문 가서명을 완료할 것인지의 여부는 미타결 현안에 관한 각국 정부의 부처간 입장조율과 국내 상황을 고려한 정치적 판단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측 수석대표인 이성주(李晟周) 외교부 다자통상국장은 회담 마지막 날인 20일 저녁8시30분께(이하 현지시간) 한국취재진과 만나 "농산물 일부와 투자.서비스 분야에서 입장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며 "이들 쟁점은 양측 대표단이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본국 정부에 훈령을 받아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이들 미타결 쟁점이 FTA의 가서명 여부를 좌우할 수 있는 사안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해 외교부와 경제부처 등 정부차원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양측 대표단은 투자.서비스 등 미타결 쟁점에 관한 실무협상은 일단 중단했으나 가서명을 전제로 나머지 분야에 관한 협정문 문안작업은 계속 진행하고 있다. 양측이 본국 정부의 훈령을 통해 막판 이견을 해소하더라도 새로운 요구조건을 추가로 제시, 각자의 실익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벼랑끝 협상전략'을 시도할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에 협상타결에 이은 가서명이 완료되기 까지는 21일 새벽까지 줄다리기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칠레 대표단은 미국과의 FTA 협상을 위해 21일중 제네바를 떠나야 하기 때문에 한.칠레 협상 타결을 위해 제6차 회담 일정을 연기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제네바 회담에서 FTA 협상을 완결하지 못할 경우 한국의 대통령 선거 등 국내 상황과 칠레의 협상일정 등으로 인해 추후 협상을 통한 연내 타결이 힘들어진다는 점에 양측의 공감대가 형성돼있기 때문에 협상타결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한 것은 사실이라고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한국으로서는 사상 최초인 칠레와의 FTA 협상이 완전 타결되더라도 협약문에 대한 정식 서명, 국무회의 의결, 국회비준동의 절차를 거쳐 FTA가 정식 발효되는 것은 내년 상반기에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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