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05-27 14:02
‘내가 이 회사에 몸담아 앞으로 이과장님 같은 간부가 돼 신입사원을 교육
시키게 된다면, 걸어다니는 해운사전같은 인물이 돼서 신입사원의 知主가
돼야지…’
올 2월 덕성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거양해운 부정기선팀에 입사한 박성원
氏(23)는 「이과장님의 신입사원 교육」시 어려운 용어들을 술술 설명하시
는 것을 들으며 잠시 이런 야무진 공상을 해보았다고 한다.
거양해운은 1990년 설립된 한진그룹의 계열사로 벌크전문선사로서 세계화에
발맞추고자 노력해왔다.
1미터 73세티에 50킬로그램을 조금 넘는 가녀린 몸매에 기타 10명의 입사동
기 남자사원 못지않는 의욕으로 ‘일이 좋아서’ 일을 하는 朴晟媛씨는 올
해의 인어공주로 선발돼 회사를 빛내게 됐다.
지난 5월13일 해운항만청에서는 제1회 바다의날을 홍보하기 위해 ’96 바다
의사절단 선발대회 본선이 있었다. ‘주위의 권유로 얼떨결에’ 지원했다는
박성원氏는 음악도 없는 썰렁한 면접장에서 훌륭한 춤솜씨로 심사위원을
감격시킨 엉뚱한 재주로 35명의 후보중 10명의 최종합격자에 당당히 뽑힌
듯 하다.
당선 사실을 알고 나서야 이번 행사의 규모와 특혜를 안 그녀는 기대와 꿈
에 부풀었다.
“회사가 좋고 일이 좋습니다. 이번 행사와 그 후의 해외연수를 통해 견문
을 넓히고 배움의 기회로 삼아 더욱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그녀의 하루는 기상·출근·퇴근·취침이다. 출근은 서둘러, 퇴근은 천천히
할만큼 개인의 시간과 정열까지도 회사에 반납한 그녀는 아직 입사 5개월
차이면서도 그녀가 맡은 부정기선 분야에서는 프로에 가까운 정열을 보였다
.
“제가 맡고 있는 부정기선 대상화물은 주로 곡물·사료입니다. 이러한 화
물들은 수송수요가 시간적, 지역적으로 불규칙하고 불안정하여 수시로 항로
를 바꿔야하므로 전세계가 바로 제가 일하는 무대가 된다는 것이 신기합니
다. 무슨말인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사소해 보일수도 있는 영문 팩스
한장으로도 엄청난 액수의 로스가 발생할 수 있으니 만사에 신중을 다해야
죠.”
거양의 얼굴이자 해운한국의 얼굴을 대표할 그녀의 이상적인 남성상은 영화
「슈퍼맨」의 주인공이라고 한다.
70년대 영화 「슈퍼맨」에서 열연한 근육파·정의의 사나이를 이상형이라
고 단호히 말하는 그녀는 마음은 아직도 사춘기 소녀인 듯하다.
사진을 찍으면서도 회사상호가 꼭 나오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그녀의 귀여운
애사심에 감탄하며 거양의 얼굴이자 해양한국의 얼굴인 그녀에게 거는 기
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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