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원유 운반선 가격이 2년 사이에 70% 가까이 급등했다.
발트국제해운협의회(BIMCO)에 따르면 지은 지 5년된 아프라막스 수에즈막스 초대형 유조선(VLCC) 등 세 선종의 합산 가치는 2억3100만달러를 기록, 2008년 중반 이후 15년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빔코 닐스 라스무센 연구원은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클락슨 자료를 인용해 11만5000t(재화중량톤)급과 16만t급 31만t급 중고 유조선 가격 합계가 2년 4개월 동안 67% 급등했다고 전했다. 지난 2020년 12월 단기 저점인 1억3850만달러까지 떨어진 뒤 지난해 4월 1억7200만달러로 25% 올랐고 1년 새 다시 34% 상승했다.
라스무센은 5년 선령의 아프라막스 유조선 가격은 신조선가의 96% 수준에 이른다고 전했다. 수에즈막스와 VLCC 중고선 가격도 급등해 신조선가의 83~85%대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조선 가격과 중고선 가격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음에도 현재 신조선 발주량이 전체 운항 선대의 2.6%에 불과해 한동안 중고선 강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석유 수요 회복이 유조선 시장 상승의 배경이 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4월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은 일일 1억 배럴로, 2020년 12월에 비해 7% 늘어났다.
지난해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유조선 시장을 부양하는 효과를 냈다.
EU 등 서방 국가의 러시아 제재 이후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나서면서 러시아 원유 수출 실적은 톤마일 기준으로 1년 전에 비해 83%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동과 미국산 원유를 대체제로 도입한 EU의 원유 수입 실적은 지난해 초보다 42% 늘어났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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