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광양 인천 등 국내 주요 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올해 첫 분기부터 강세를 띠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특히 부산항과 인천항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생산·소비지표 개선 등에 힘입어 분기 역대 최대 물동량 실적을 경신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광양항도 신규 원양 항로 유치 등에 힘입어 10개월 연속 물동량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5.9% 늘어난 776만8000TEU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 1분기(710만8900TEU)보다 9.3% 성장했다. 수출입과 환적 화물도 모두 증가했다. 이들 화물들은 1년 전 같은 시기에 견줘 각각 4.0% 9.1% 오른 433만9200TEU 339만2500TEU로 집계됐다. 이 중 수입과 수출은 각각 4.4% 3.7% 상승한 216만5800TEU 217만3500TEU였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15.4%) 중동(-6.2%) 아프리카(-8.5%)를 뺀 대부분의 지역에선 물량 호조가 나타났다. 우리나라와 극동아시아(일본 포함)를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83만2900TEU로 1년 전 같은 시기에 견줘 2.5% 증가했다. 다만 동아시아 주요 교역국 중 하나인 일본과의 교역량은 6.6% 줄어든 71만4600TEU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와 교역량이 두 번째로 많은 북미항로도 20%에 육박한 물동량 성장세를 보이며 호실적을 거뒀다. 우리나라와 북미 지역을 오간 화물량은 19.8% 오른 131만3800TEU로 집계됐다. 중남미 지역 물동량도 7.1% 오른 67만8000TEU였다. 중미와 남미는 각각 12.1% 1.8% 늘어난 36만6800TEU 31만1100TEU를 나타냈다.
세 번째로 교역량이 많은 동남아 지역에선 13.8% 상승한 103만7000TEU를 처리했다. 이 밖에 ▲유럽 34만2600TEU(-15.4%) ▲중동 17만6300TEU(-6.2%) ▲서남아 15만1100TEU(20.9%) ▲대양주 13만9700TEU(22.0%) ▲아프리카 6만300TEU(-8.5%) 순이었다.
부산·광양항 6개월 넘게 물동량 성장 견인…‘환적 강세 영향’
항만별로 부산항은 7개월 연속 물동량 성장곡선을 그렸다. 이 항만은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한 601만2400TEU를 기록했다. 극동아(5.4%) 북미(20.1%) 동남아(14.0%) 중미(11.1%) 등 주요 지역에서 강세였고, 특히 컨테이너 교역량이 많은 중국·미국에서 각각 8.6% 20.2% 늘어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수출입과 환적 화물도 모두 늘어났다. 이들은 각각 3.2% 8.3% 오른 271만7700TEU 329만4700TEU를 기록했다. 환적 부문에선 글로벌 선사들의 미국(19.6%) 베트남(54.6%) 환적 물동량이 호조를 띠면서 전체 실적 개선에 영향을 끼쳤다.
인천항도 올해 첫 분기 플러스 성장을 나타냈다. 이 항만은 전년 동기(80만TEU) 대비 8.1% 오른 86만5500TEU를 처리했다. 수출입과 환적 물량은 각각 7.9% 30.4% 상승한 85만600TEU 1만4900TEU를 기록했다. 수출입 물량은 중국(6.8%)과 베트남(2.3%) 등 지역에서 강세를 보였고, 품목별로 보면 기계류 수출 증가 등이 도움이 됐다.
대(對)중국 수출 품목에선 기계류, 잡화, 섬유류, 수입 품목에서는 전기기기, 플라스틱, 섬유류가 주종을 이루었다. 대베트남 수출에선 플라스틱, 대말레이시아 수입에선 화공품, 목재류가 주로 증가했다.
인천항만공사(IPA) 측은 중국·베트남·말레이시아 수출 화물과 신차와 중고차의 수출 컨테이너화 증가 등을 물동량 성장의 주된 요인으로 분석했다. 특히 인천신항 인근에 제공한 신차용 컨테이너 적입공간 등 신차 수출지원책이 차량 수출 증가에 일조한 것으로 풀이했다.
올해 1분기 동안 차량 수출은 17만 8460대였고, 이 중 컨테이너로 수출되는 월 대수는 올해 4000대 수준 이상을 보였다. 중고차 수출도 10만9618대가 수출돼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으며, 컨테이너 운송 수출은 8만6217대를 기록했다.
여수·광양항은 올해 1분기 내내 강세였다. 이 항만의 물동량은 7.6% 오른 47만7500TEU를 기록했다. 특히 환적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57.4% 늘어나며 코로나19 팬데믹 및 해운·물류대란 사태로 촉발된 광양항의 물동량 감소세를 반전시키고 있다. 지난해 유럽, 중남미 등 8개의 신규 원양 서비스 유치 등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수출입 물동량 또한 2.2% 증가했으며 광양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내수 진작에 주력하는 경제정책에도 미국, 동남아 지역이 증가세를 견인했다. 올해 1월 전년 대비 10.3% 증가했던 광양항 물동량은 2월 중국 춘절 연휴 등에 따른 조업 중단으로 약보합세(0.2%)를 띠며 주춤했으나, 3월 들어 생산·조업이 재개되며 전년 대비 11.5%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다시 두자릿수 성장세를 나타냈다.
평택·당진항과 울산항 물동량도 수출입 강세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에 성공했다. 평택·당진항은 4.1% 오른 20만4500TEU를 기록했고, 이 중 수출입 화물은 4.2% 늘어난 20만2100TEU를 처리한 반면 환적 화물은 2.9% 떨어진 2400TEU였다. 울산항은 6.6% 상승한 10만1700TEU로 집계됐다. 수출입 화물은 9만9500TEU를 기록하며 7.0% 오른 반면 환적은 2100TEU로 8.1% 줄어들었다.
이 밖에 대산항, 군산항, 목포항, 포항항, 제주항 등 5개항은 올해 1분기 각각 ▲2만3200TEU(-24.3%) ▲2만900TEU(29.5%) ▲1만9700TEU(-12.7%) ▲1만2700TEU(-25.7%) ▲1만2700TEU(-14.8%)로 나타났다. 군산항은 중국발 수출 물량 강세에 힘입어 이들 5개항 중 유일하게 물동량이 플러스 성장을 거뒀다. 지난해 7월 개설된 베트남 하이퐁 항로 덕에 이 항만에도 신규 화물이 유입된 걸로 파악됐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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