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열린 HMM 주주총회에서는 주가 부양 등을 요구하는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 나왔다. 역대 최대 실적을 냈음에도 주가가 최고점 대비 반 토막 나자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실시해야 한다는 주주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HMM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빌딩에서 열린 제4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를 비롯해 이사 선임과 이사보수한도 승인 등을 원안대로 처리했다.
주총장에서는 재무제표 승인에 앞서 고성이 오갔다. 발언권을 얻은 A주주는 “주가가 고점 대비 반 토막 났는데 임원들은 성과급 잔치다. (해운업이) 국가산업이라 애국한다는 생각으로 투자했다. 주주들은 힘든 상황인데 (임원진은) 주가 부양도 하지 않고 뭘하고 있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 사장은 “해운업의 특수성과 미래 불확실성, 영구채 상환 등 주가 하방 압력 요인은 많고 한꺼번에 해결하기엔 큰 문제”라며 “그런 부분이 복합적일 때 회사의 가치를 어떻게 실현시킬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B주주도 “주주 가치를 제고한다는 말을 듣고 주식을 추가 매수했는데 지금 몸과 마음이 굉장히 좋지 않다. 김경배 HMM 사장은 자사주 취득 계획이 있느냐”고 물었다. 김 사장은 “전 회사에서도 (주식을) 샀지만 플러스 효과가 있지만은 않았다”면서도 “자사주는 (주주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살 수 있다.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HMM은 주총에 앞서 이사회를 열고 주당 1200원의 현금 배당을 결의했다. 배당 총액은 5868억원이다. 또 다른 주주는 “최소 배당을 1조원은 실시해야 하지 않느냐. 배당을 더욱 확대했으면 한다”고 하자, 김 사장은 “중간 배당과 분기 배당을 검토하고 있지만 회사 상황이 좋지 않으니 이해해 달라”며 “주주들의 이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올해 이사보수한도는 20억원으로 동결했다. 지난해엔 20억원 한도 중 13억1000만원이 집행됐다. 또 서근우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석좌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임기는 모두 2년이다.
이날 승인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HMM은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18조5820억원, 영업이익 9조9510억원, 당기순이익 10조85억원을 각각 냈다. 1년 전에 비해 매출액은 3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35% 89% 폭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21년엔 매출액 13조7940억원, 영업이익 7조3770억원, 순이익 5조337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부문별 매출액에선 컨테이너선이 2021년 12조9487억원에서 지난해 17조3050억원으로 34% 늘어났으며, 벌크선은 6843억원에서 1조948억원으로 60% 증가했다.
김경배 사장은 인사말에서 “HMM은 부채비율이 25.5%에 불과할 정도로 초우량기업으로 성장했으며, 갈수록 심화되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도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컨테이너부문은 친환경 선대 확보, 인프라 확대에 집중하고, 벌크 부문도 균형있는 선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추진해 글로벌 해운사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구축하는 한 해가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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