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요 6개 글로벌 포워더들은 높은 해상·항공 등 운임 인상에 힘입어 외형이 커지고 수익성이 개선됐다. 다만 작년 4분기부터 글로벌 경기 둔화 등에 따른 수요 부진과 운임 급락의 영향으로 영업실적이 큰 폭의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포워더 대다수는 이 같은 시황 침체가 한동안 이어지면서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주로 비주력사업 비중을 축소시키고 핵심사업에 집중하며,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 등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독일 DHL의 물류사업부문인 DHL서플라이체인과 DHL글로벌포워딩은 2022년 최다 매출 실적을 올린 포워더로 선정됐다. 두 사업 부문의 합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66억4300만유로(65조8200억원) 32억400만유로(4조5200억원)로 전년 대비 27.1% 59.6% 증가했다. 개별 실적만 놓고 보면 DHL글로벌포워딩의 매출액은 32.3% 늘어난 302억1200만유로(42조6600억원), 영업이익은 77.4% 오른 23억1100만유로(3조2600억원)를 기록했다. DHL서플라이체인의 경우 매출액은 18.5% 상승한 164억3100만유로(23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26.7% 증가한 8억9300만유로(1조2600억원)였다.
화물 취급량은 해상과 항공이 명암이 엇갈렸다. 해상 화물은 329만4000TEU로 1년 전 같은 시기에 견줘 5% 증가한 반면 항공 물량은 190만2000t으로 9% 감소했다. 지난해 3월 자회사인 힐레브랜드(Hillebrand)를 인수한 게 해상 물동량 실적 견인의 배경이 됐다. 실적 호조에도 세계 경기 둔화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작년 4분기부터 영업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 기업의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8억500만유로(9조6100억원), 4억200만유로(5700억원)를 기록, 1년 전에 견줘 4.6% 15.3% 하락했다.
스위스 퀴네앤드나겔은 외형과 이익이 모두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를 냈다. 퀴네앤드나겔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7억6300만CHF(5조3200억원) 28억1000만CHF(3조9700억원)로 전년 대비 28% 30% 증가했다. 매출액 또한 393억9800만CHF(55조7000억원)를 기록,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20% 올랐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해상 포워딩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87억5300만CHF(26조5100억원) 20억2100만CHF(2조8600억원)로 37% 32% 늘어났다. 계속된 선복난에 화물 취급량은 줄어들었으나 고운임 추세가 실적 호조를 견인했다. 해상 물동량은 5% 감소한 438만6000TEU였다. 항공 포워딩의 매출액은 8% 늘어난 117억1500만CHF(16조5500억원), 영업이익은 21% 오른 14억900만CHF(1조9900억원)를 기록했다. 항공 취급량은 223만2000t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육상 물류의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39억9700만CHF(5조6500억원) 1억4600만CHF(2100억원)으로 8% 55% 늘어났다. 물동량 증가와 더불어 물류 네트워크 가동률이 개선된 게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계약 물류의 경우 지속적인 전자상거래 활성화와 의료·의약품 물량 증가에 힘입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7% 20% 증가한 49억3300만CHF(6조9700억원) 1억8700만CHF(2600억원)를 냈다.
퀴네앤드나겔도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을 피해가진 못했다. 이 회사의 4분기 매출액은 87억9500만CHF(12조3900억원), 영업이익은 6억4400만CHF(9100억원), 순이익은 4억9400만CHF(7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43% 39% 후퇴했다.
덴마크 DSV도 포워딩, 계약 물류 등 강세에 힘입어 외형과 내실을 모두 견고히 했다. DSV의 작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5% 58% 성장한 252억400만DKK(4조7700억원) 187억6500만DKK(3조5500억원)로 집계됐다. 매출액도 29% 증가한 2356억6500만DKK(44조6100억원)였다. 재작년 인수한 어질리티의 GIL 통합 효과로 기업의 이익 증대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DSV에 따르면 GIL 인수 효과로 발생한 이익 발생액은 약 30억DKK(5700억원) 이상이었다.
이 중 포워딩 사업 부문의 매출액은 32% 오른 1744억3100만DKK(33조200억원)를, 영업이익은 62% 늘어난 206억5800만DKK(3조9100억원)를 각각 거뒀다. 영업 실적뿐 아니라 화물 취급량도 늘어났다. 해상과 항공 화물은 각각 266만5147TEU 155만7972t으로 7% 3% 증가했다.
육상 운송에서도 생산성 향상과 비용 관리 노력에 힘입어 호실적를 거뒀다. 이 사업 부문의 매출액은 17% 늘어난 415억700만DKK(7조8600억원), 영업이익은 10% 상승한 20억4000만DKK(3900억원)였다. 계약물류의 경우 작년 상반기 높은 창고 이용률 덕에 두자릿수 이익 성장을 도모할 수 있었다. 계약물류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44억900만DKK(4조6200억원) 27억100만DKK(5100억원)로 30% 52% 증가했다.
LTL 강세에 북미육상운송 전문 포워더 실적 호조
미국계 주요 포워더인 CH로빈슨과 XPO로빈슨은 북미 육상운송 강세에 힘입어 외형과 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CH로빈슨은 지난해 매출액 247억달러(32조1800억원), 영업이익 13억달러(1조6900억원), 순이익 9억4100만달러(1조2300억원)로 전년보다 각각 6.9% 17.1% 11.4% 올랐다. 소량트럭화물(LTL) 강세와 화물 단가 인상 등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이 중 북미 육상 운송 사업 부문은 매출액이 9.1% 오른 1583만달러(210억원), 영업이익이 42.4% 증가한 83만달러(10억원)였다. 글로벌포워딩 사업에선 작년 하반기 수요 부진에도 상반기 해상 물동량 증가와 고운임 추세에 힘입어 매출이 증가했다. 이 사업 부문의 매출액은 1.2% 늘어난 681만2000달러(89억원)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2.0% 후퇴한 45만달러(6억원)였다.
XPO로지스틱스는 외형 성장과 함께 두 자릿수의 이익 상승을 일궜다. 이 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0.8% 91.7% 상승한 37억7000만달러(4조9100억원) 1억8400만달러(2400억원)로 집계됐다. 매출액도 6.9% 오른 77억달러(10조원)를 기록했다. 특히 북미 LTL 사업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이 사업 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6억4500만달러(6조1000억원) 7억300만달러(9200억원)로 12.6% 13.6% 올랐다. 유럽 운송 사업은 상황이 악화됐다. 이 사업의 매출액은 30억7300만달러(4조원)를 기록하며 0.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재작년 200만달러(26억원) 흑자에서 작년 3400만달러(443억원)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됐다.
미국계 물류기업인 UPS도 외형이 커지고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이 기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003억달러(130조6400억원), 17억7100만달러(2조3100억원)로 3.1% 2.2% 올랐다. 순이익은 115억4800만달러(15조원)로 10.4% 줄어들었다. 이 중 포워딩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UPS서플라이체인만 놓고 보면 외형이 축소되고 영업익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5.7% 감소한 164억3100만달러(21조4000억원)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2.5% 증가한 17억7100만달러(2조3100억원)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수요 부진에 따른 미국 내 거래량 감소 등이 이익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8.1% 27.5% 하락한 38억3100만달러(4조9900억원) 3억3500만달러(4400억원)로 집계됐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