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해운기업 NYK는 자사가 보유한 일본화물항공(NCA) 지분 전량을 자국 항공사인 전일본공수 지주회사(ANA홀딩스)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NYK와 ANA홀딩스는 지난 7일 이 같은 내용의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구체적인 지분 양수도 방법은 협의 후에 결정할 방침이다. 지분 취득은 오는 10월1일 또는 양측이 별도로 합의한 날 마무리될 예정이다.
NCA는 일본 항공회사 중 유일하게 화물만 전문 취급하는 곳이다. 1978년 NYK MOL 케이라인 야마시타기선 등 4개 선사와 ANA가 자본금 100억엔(약 980억원)을 공동 출자해 설립된 뒤 2005년에 ANA 지분을 취득한 NYK의 연결 자회사로 편입됐고 2010년엔 NYK의 100% 자회사가 됐다.
하지만 오랜 기간 적자에 시달리면서 NYK의 경영 개선 과제로 떠올랐다. NYK는 2009년 일본항공(JAL)과 항공 화물 사업 통합을 논의했지만 JAL이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이마저도 유야무야됐다.
이런 가운데 ANA가 NCA에 관심을 나타내면서 거래가 급물살을 탔다. ANA는 2018년 NCA와 전략적 업무 제휴를 체결한 뒤 항공기 정비 사업에 협력하고 공동운항(코드셰어)와 연계운송(인터라인)을 벌이는 등 제휴를 강화해오다 경영권을 완전히 인수하게 됐다.
NYK는 “신형 항공기를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운항과 정비 인력의 지속적으로 양성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지만 변동성이 큰 항공화물 시장에서 NCA는 지출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사업 규모를 확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항공 자회사 매각 배경을 설명했다.
ANA는 NCA를 자회사로 편입함로써 세계 9위 화물항공사로 발돋움하게 됐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화물 수송 실적 순위는 ANA가 13위, NCA가 42위였다.
두 회사의 화물전용기 보유 규모는 ANA 11대(보잉 777F 2대, B767F 9대), NCA 15대(B747-8F 8대, B747-400F 7대)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일본 항공 수출입 화물 점유율은 ANA 17%, NCA 8% 등 총 25%였다.
경영난을 겪던 NCA의 실적도 코로나발 항공시장 호황을 배경으로 빠르게 개선됐다. 지난 2019년 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에 순손실 319억엔(약 3100억원)을 냈다가 2020년 순이익 252억엔(약 2500억원)을 거두며 흑자 전환했고 2021년엔 613억엔(약 6000억원)으로 흑자 폭을 늘렸다.
ANA는 일본 유일의 화물 전문 항공사인 NCA를 인수한 뒤 그룹 내 화물 사업을 통합 또는 재편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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