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한일항로의 전통적인 성수기지만 올해는 성수기 특수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일항로 취항선사들은 올해 5기(9~10월) 선적상한선(실링)을 83%로 정했다. 전기(7~8월) 또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80%에 비해 3%포인트 높여 잡았다. 10월이 성수기란 점을 고려한 조치였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대부분의 선사들이 실링을 간신히 넘어서는 데 만족해야 했고 일부 선사는 9월의 태풍 피해를 극복하지 못하고 소폭 미달한 성적을 받아 들었다. 지난달 한일 해역에 힌남노를 비롯해 무이파 므르복 난마돌이 잇따라 출몰하면서 선사들은 정해진 운항 일정의 3분의 2 정도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선사들은 올해 6기(11~12월) 실링도 80%대 초반을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태풍의 영향으로 9월에 선박 운항이 크게 줄어든 데다 성수기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했던 10월에도 예년 같은 수요 상승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특히 주요 수출품목인 합성수지 등의 석유화학제품이 약세를 띠면서 실링에 도달하지 못한 선사들이 나왔다”고 말했다.
공식 집계된 월간 물동량은 플러스 성장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8월 한국과 일본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14만19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13만9000TEU에 비해 2% 늘어났다. 수출입화물 부진에도 환적화물이 호조를 띠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같은 달 수출화물은 7% 감소한 2만6700TEU, 수입화물은 6% 감소한 2만6500TEU에 각각 머물렀다.
수출화물은 5월 이후 세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는 한편 두 달 만에 2만TEU대로 다시 내려 앉았다. 수입화물은 세 달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반면 환적화물은 8% 성장한 8만8600TEU를 기록, 두 달 만에 다시 성장엔진을 재가동했다. 성장률이 2월의 10%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이로써 8개월간 누계 실적은 118만600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8만200TEU에서 소폭(400TEU) 성장했다. 누적 실적은 전달까지 감소세를 보였다가 8월 실적이 호조를 띠면서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수출은 2% 늘어난 23만3700TEU, 수입은 2% 감소한 21만6500TEU, 환적화물은 0.1% 늘어난 73만300TEU를 각각 기록했다.
운임은 전달 수준을 유지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10월 현재 국적 근해선사의 부산발 일본 게이힌(도쿄·나고야·요코하마) 한신(오사카·고베)행 공표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15~320달러 수준이다. ±10%의 편차를 허용하는 공표운임 특성상 실제 시장에 적용되는 운임은 250~300달러 사이로 파악된다.
원양 또는 외국선사 운임 수준은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 HMM은 180달러,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는 137달러를 각각 부과하고 있다. 이달 들어 30달러가량 운임을 내린 원은 다음달엔 다시 150달러로 인상할 예정이다. 카페리선사인 팬스타라인은 오사카 구간에서 600달러, 도쿄 구간에서 700달러를 받고 있다. 이 밖에 수입항로 운임은 150~200달러를 유지했고 하반기 유가할증료(BAF)는 245달러가 적용되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수출운임은 30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요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운임도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항로 개편 소식으로, 고려해운은 일본 가고시마현 사쓰마센다이 기항 편수를 주 1회에서 2회로 늘리는 내용으로 한일 구간 컨테이너선 서비스 합리화에 나설 예정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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