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항로는 7월 중순 이후부터 물동량이 늘었지만, 올해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시작된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이 지역을 서비스하는 선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과 극동러시아를 오가던 선사들이 여전히 서비스를 중단한 가운데, 일부 선사들은 물동량이 급감함에 따라 운항 횟수를 축소하며 제한된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 제재로부터 자유로운 중국 선사들이 극동러시아에 신규 진출이 늘어났다. 한국과 중국, 러시아를 잇는 항로에 선복 임차 방식으로 서비스를 했던 한 국적선사도 7월부터 자사선을 투입하기도 했다. 이는 러시아 항로 진출보다 한중항로의 선복 확대를 위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6월 한러항로 수출 물동량은 전월보다 28% 빠져나가며 올해 최저치를 경신했다. 부산항에서 극동 러시아 항만으로 20피트 컨테이너(TEU) 9200개를 실어날랐다. 주 평균 2300TEU로,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한 물동량은 전월보다 37% 하락한 1200TEU를 기록했다. 보스토치니행은 1100TEU를 기록해 전월보다 1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6월 중순까지 러시아로 향한 물동량은 주당 2700TEU 수준을 유지했지만, 6월 하순부터 2000TEU 수준으로 떨어졌다.
7월 초순까지 물동량 부진이 지속됐던 한러항로는 이달 중순부터 다시 물동량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중국횡단철도(TCR)을 이용해 중앙아시아로 향한 화물의 적체가 심화되면서, 시베리아횡단철도(TSR)로 이관됐기 때문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TSR을 이용한 물량이 늘어났지만, 8월 이후 선적 문의는 다시 감소하고 있어 반짝 상승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해운항만물류정보시스템(PORT-MIS)에 공표된 7월 운임은 TEU당 평균 4200달러로 지난달보다 300달러 떨어졌다.
한편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 제재에 따른 역풍이 불면서 제재가 다소 느슨해지는 추세다. 유럽연합(EU)은 대러 제제 품목의 철도 운송은 금지되지 않는다는 지침을 발표하는 등 에너지 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러시아산 화물 운송 규제를 일부 해제하기로 했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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