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배달 시장이 하락국면에 접어들었다. 최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외부 활동이 늘면서 배달 수요는 현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배달업체 간 ‘단건 배달’ 경쟁 심화로 배달비가 올랐고, 인플레이션 압박 등 대외 악재에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 심리가 위축된 점도 영향을 끼쳤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온라인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한 2조613억원으로 집계됐다.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배달앱의 지난 5월 넷째 주 주간 사용자수(WAU)는 지난 3월 첫째주보다 급감했다. 특히 주요 배달 플랫폼 기업인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3개 기업은 각각 8.2% 17.2% 25.2% 후퇴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앱 3사의 월간이용자수(MAU)는 5월 3209만2500명으로 전달(3321만6200명) 대비 3.4% 줄어들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기 직전 시기인 3월(3532만명)과 비교해보면 9.1% 후퇴했다.
배달 일감이 줄어들면서 라이더 인력난도 가중되고 있는 추세다. 설상가상으로 7월부터 고용보험료가 인상되고 경비요율이 낮아지면서 현직 배달 기사의 부담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배달 기사 입장에선 고용보험요율이 높아지고 공제율이 낮아지면 지불해야 할 고용보험료가 많아지게 된다.
한 업체 관계자는 “고용보험료가 기존 월 보수액의 1.4%에서 1.6%로 인상, 업무 시 필수 비용으로 인정되는 경비 요율은 30.4%에서 27.4%로 낮아졌다”며 “국제유가 상승으로 늘어난 유류비 부담을 비롯해 보험비, 차량 유지비도 인상되는 가운데 경비인정요율이 되레 낮아져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인플레 압력에 따른 유가 인상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배달 노동자들이 정부를 상대로 유가보조금을 지원해달라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초 서민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해 엄격하게 비자 제한이 설정되었지만 현재 배달수요에 비해 라이더 수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외국인 노동자 고용 확대를 위한 비자 제한이 완화돼 신규 라이더 유입 수가 많아진다면 수요 공급의 균형이 맞춰져 배달비 안정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몇몇 주요 배달업체들은 라이더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하는 정규직 형태의 배달 기사 월급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6월부터 ‘이츠친구’ 법인을 설립하고 정규직 라이더를 모집하고 있다. 주 5일 근무이며, 급여는 별도의 인센티브를 제외한 연 2400만~2700만 수준이다. 배민 또한 손자회사를 통해 지난 7월부터 ‘딜리버리앤(N)’ 법인을 출범하고 운영에 돌입했다. 딜리버리앤은 수습 6개월을 마친후 정규직으로 채용된다. 연봉은 기본 3120만원이다.
배달수요 부진에도 공공배달앱은 ‘고공행진’
줄어드는 배달 수요에도 한 공공배달앱은 민간 배달앱과 달리 꾸준히 성장하는 이례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경기도주식회사에 따르면 지난 7월 2일 기준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의 누적 거래액은 17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6월1일 기준 배달특급이 1600억원 누적 거래액을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후 만 한 달 만에 100억원의 추가 거래액을 달성한 셈이다.
배달특급은 소비자와 소상공인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상공인들 사이에선 민간배달앱 독과점 방지 등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에겐 배달비 지원 프로모션 등 폭넓은 할인 혜택까지 제공하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다.
배달특급은 지난 2020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서비스 지역 확대와 꾸준한 시스템 정비를 통해 공공배달앱으로선 최초로 1000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현재 배달특급은 총 31개 경기도 시군에서 서비스 중으로, 약 76만명의 회원을 확보했고, 올해 7월에는 지역의 경계를 넘어 서울 성동구로까지 서비스 확대를 앞둔 상황이다.
이창훈 경기도주식회사 대표는 “이번 성과는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이 배달특급의 착한 소비에 동참해주고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민간배달앱에 뒤처지지 않는 성능과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에게는 특별한 혜택을, 소상공인에게는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실익을 안겨 드리겠다”고 밝혔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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