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4 09:00

캐나다 항만 파업 심화…西밴쿠버·東몬트리올 봉쇄

북미 공급망 혼란 요인으로 급부상


캐나다 밴쿠버항과 몬트리올항의 항만 노동자들이 각각 11월4일, 10월31일부로 파업에 들어갔다. 동‧서부를 대표하는 두 항만이 1주일 이상 마비되면서 북미 전체의 공급망 혼란으로 이어질 거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안 항만 노동자로 구성된 국제항만창고노동조합(ILWU) 캐나다 514지부는 지난 1일 파업을 통보한 뒤 4일부터 단체 행동에 돌입했다. 이에 대항해 사용자단체인 브리티시컬럼비아 해사고용자협회(BCMEA)는 같은 날 직장 봉쇄를 시작하면서 무기한으로 항만 운영이 중단됐다. 이후 9일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에서 중재 회담이 열렸으나 1시간 만에 결렬돼 다시 교착 상태에 빠졌다.

ILWU 514지부와 BCMEA는 지난해 3월부로 계약이 종료되면서 새로운 협약을 체결하려고 협상을 벌여왔다. 노조 측은 밴쿠버항 센텀터미널에 도입된 자동화기기를 둘러싸고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BCMEA는 4년간 19.2% 임금 인상, 퇴직금 15% 인상 등을 최종 조건으로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서안 항만은 자국 화물뿐 아니라 미국 발착 화물도 많이 취급하고 있어 파업이 지속되면 미 중서부 제조업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밴쿠버·프레이저항만 당국은 곡물과 석탄을 취급하는 웨스트쇼어 석탄 터미널은 이번 노사 분쟁의 영향을 받지 않아 하역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큰 항만이자 동부를 대표하는 몬트리올항에선 항만노조(CUPE 375지부)가 10월31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해상고용주협회(MEA)는 노조 측이 최종 협상을 거절하자 11월10일 저녁부터 직장을 봉쇄했다.

14일 현재 컨테이너부두인 메종뉘브(Maisonneuve) 터미널, 비아우(Viau) 터미널, 라신(Racine) 터미널 등은 전면 폐쇄됐으며, 액체화물 터미널, 비커다이크 터미널, 곡물 터미널 등 3개 터미널만 운영되고 있다. 트럭과 철도 운송 또한 무기한으로 중단됐다.

CUPE 375지부와 MEA의 현행 단체협약은 지난해 12월31일부로 만료됐다. MEA는 임금을 6년에 걸쳐 20% 인상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노조 측은 서안 항만과 비슷한 수준으로 4년 간 20% 인상을 요구하면서 견해 차이를 보였다.

스티븐 맥키넌 노동부 장관은 11월12일(현지시간) 밴쿠버항 몬트리올항 등지의 조업 중단을 끝내고자 “노사관계위원회(CIRB)에 구속력 있는 중재를 촉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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