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이 전 세계에서 발주된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LNG)선 등을 절반 이상 휩쓸며 올해 1분기(1~3월) 수주량에서 7년 만에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영국 조선해운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한국조선은 1분기 동안 전 세계 선박 발주량 920만CGT(수정환산톤수) 중 457만CGT를 수주하며 386만CGT를 기록한 중국을 제치고 1위를 달성했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수주점유율은 각각 50% 42%였다.
한국조선이 1분기 수주 집계에서 중국을 앞선 건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당시 한국조선의 점유율은 29%로, 28%를 기록한 중국 조선을 간발의 차이로 앞섰다.
또한 한국조선 시장 점유율이 50%에 달한 건 클락슨이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는 1996년 이후 처음이다. 한국조선의 종전 최고 1분기 점유율은 2000년에 기록한 44%였다.
컨테이너선과 LNG선은 한국조선의 세계 1위를 이끈 원동력이었다. 우리나라는 올해 1분기 컨테이너선과 LNG선 수주전에서 강세를 보였다. 발주된 1만2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 38척 중 21척(55%), 대형 LNG선(14만m³ 이상) 37척 중 26척(70%)을 수주하는 등 주력 선종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보였다.
국내 조선 빅3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목표를 향해 순항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1분기에 40% 증가한 70억달러(약 8조6400억원)의 일감을 수주하며 목표인 174억4000만달러의 40%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수주량 역시 현대중공업과 마찬가지로 두 자릿수 신장했다. 같은 기간 이 조선사의 수주량은 전년 17억9000만달러 대비 133.5% 증가한 41억8000만달러(약 5조1600억원)로 집계됐다. 수주 목표는 89억달러 중 47%를 달성했다.
반면 삼성중공업의 신조선 수주액은 20억달러(약 2조4700억원)로 전년 51억달러 대비 61% 급감했다. 연간 목표 수주액은 88억달러로 이 중 23%를 달성했다.
선종별 누계 발주량은 컨테이너선은 감소한 반면, LNG선은 크게 늘어나 대조를 보였다. 1만2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은 전년 610만CGT 대비 64% 감소한 219만CGT에 그쳤지만, 14만CBM급 이상 LNG선은 전년 17만CGT에서 올해 296만CGT로 1641% 폭증했다.
3월 수주량도 중국 제치고 세계 1위 달성
월간 실적도 우리나라가 중국 일본을 제친 것으로 파악됐다. 2월 글로벌 발주량 3분의 2를 휩쓴 데 이어 3월엔 절반을 확보하며 1분기 세계 1위 달성에 힘을 보탰다.
우리나라의 3월 수주량은 164만CGT로, 136만CGT를 기록한 중국을 앞서며 세계 1위에 올랐다. 3위 일본은 12만CGT로 한국 중국에 크게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 점유율은 우리나라가 51%, 중국이 42%를 각각 나눠 가졌다. 일본은 4%에 그쳐 매월 점유율이 5%를 밑돌며 수주 부진이 심각한 모습이다.
전월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91%, 중국은 300% 늘어나고 일본도 200% 증가했다. 다만 우리나라는 지난해 같은 달 286만CGT보다 43%, 중국은 지난해 219만CGT 대비 38% 감소한 실적을 각각 거뒀다. 글로벌 3월 선박 발주량은 전년 520만CGT 대비 38% 감소한 323만CGT로 집계됐다.
지난달 우리나라 조선사들은 수주 행진을 이어가면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한국조선은 컨테이너선과 LNG선 수주전에서 강세를 보였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선사들이 한국조선에 신조선을 발주했다.
국적선사는 현대중공업에 8000TEU급 6척, 2800TEU급 4척, 1000TEU급 2척 등 총 12척의 선박을 발주했다.
해외에서는 대만 완하이라인과 프랑스 CMA CGM이 삼성중공업에서 각각 1만3000TEU급 5척, 7000TEU급 4척의 신조선을 짓기로 결정했다.
완하이라인은 지난해 6월에도 삼성중공업에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4척을 발주한 바 있다. 이 밖에 현대중공업은 유럽 및 중남미 선주와 LNG운반선 3척과 8000TEU급 6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3월 말 현재 전 세계 수주잔량은 2월 말 대비 2%(155만CGT) 증가한 9471만CGT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한국과 중국은 각각 4%(112만CGT), 2%(61만CGT) 증가한 반면, 일본은 15%(164만CGT) 급감했다. 국가별 수주잔량은 중국 3948만CGT에 이어 한국 3238만CGT, 일본 912만CGT 순이었다.
3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지난달보다 2포인트 상승한 156.17포인트를 기록, 1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선종별 선가 추이를 살펴보면, 17만4000CBM급 LNG 운반선은 200만달러 상승한 2억2000만달러를 기록,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1만3000~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은 100만달러 상승한 1억4950만달러였지만, 초대형유조선,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아프라막스급 유조선은 각각 1억1500만달러 7700만달러 6000만달러로 전달과 비교해 변동이 없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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