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선박 수출액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초대형유조선(VLCC),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선종 인도에 힘입어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8월 선박 수출액은 16억3000만달러(약 2조원)를 기록, 전년 동월 11억7500만달러 대비 38.5% 신장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조선사들이 2018년 하반기부터 2019년까지 수주한 선박이 지난달 대거 선주 측에 인도했다.
조선사들은 LNG 운반선을 중심으로 수주고를 채웠다. 특히 현대중공업그룹은 2018년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 운반선 절반가량을 쓸어담는 저력을 과시했다. 미국의 적극적인 에너지 수출 기조와 중국의 친환경 에너지 소비정책 등으로 글로벌 물동량이 늘어나고, 운임이 급등하면서 LNG선 발주가 크게 증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물동량 증가와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선박 발주량이 증가하고 선가도 점차 회복하기 시작하는 가운데 8월에도 고부가 선종이 다수 인도되면서 3개월 연속 선박 수출액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15대 주요품목 모두 두자릿수 증가 ‘사상최초’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 실적은 지난해 8월보다 35% 증가하며 역대 8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우리 수출은 올해 3월부터 6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월 수출액 500억달러를 돌파했다. 8월까지 누계 수출액은 전년 대비 32.2% 증가한 4119억달러(약 483조6500억원)로 역대 최단 기간 내 4000억달러를 넘어섰다.
8월 전체 수출액은 반도체 석유화학 일반기계 등 15대 주력 품목이 모두 증가하면서 훨훨 날았다. 특히 15대 주요 품목은 3개월 연속 증가했으며, 사상 최초로 품목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신고했다.
8월 수출액은 전년 대비 34.9% 증가한 532억3000만달러(약 62조4300억원)를, 무역수지는 16억7000만달러(약 1조원)로 16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우리나라 수출액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는 중앙처리장치(CPU) 출시와 주요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서버 증설이 맞물리면서 전년 대비 43% 증가한 117억3000만달러를 일궜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황이 호조를 이어가면서 14개월 연속 순항 중이다.
같은 기간 석유화학은 위생용품·포장재 등 비대면 생활을 위한 수요가 지속되고 건설·자동차 등 전방산업 경기가 회복되면서 81.5% 급증한 49억8000만달러를 거두며 15대 품목 중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일반기계는 세계 각국이 인프라 투자를 중심으로 경기 부양에 나서면서 23.5% 신장한 40억7000만달러, 자동차는 주요 시장에서 백신 접종률이 확대되고 방역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16.9% 증가한 30억3000만달러를 달성, 수출액 증가에 힘을 보탰다.
석유제품은 여름철을 맞아 글로벌 석유 수요가 상승하면서 54.9% 증가한 30억8000만달러, 철강은 건설·자동차·기계 등 전방산업 수요가 증가하면서 53.7% 증가한 31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밖에 차부품은 22.4% 증가한 15억8000만달러, 디스플레이는 23.7% 증가한 19억5000만달러, 컴퓨터는 26.1% 늘어난 16억5000만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 미국 유럽연합(EU) 아세안(동남아시아) 등 9개 주요 지역으로의 우리 수출이 5개월 연속 일제히 증가했다. 주요 지역별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제품들은 중국은 무선통신기기, 미국은 이차전지, EU는 석유화학으로 꼽혔다.
한편 아세안 인도 등 신남방 수출은 최근 델타변이 확산에 따른 생산기지 가동 차질 우려에도 역대 8월 수출 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수출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일부 지역의 홍수 피해에도 반도체 석유화학 무선통신 등의 품목이 선전하면서 26.8% 증가한 138억7000만달러, 미국은 백신 접종률 확대와 경기 부양책 효과로 경기가 빠른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일반기계 반도체 이차전지 등의 호조로 38.1% 증가한 77억1000만달러를 달성했다.
EU는 자동차 철강 차부품 등이 선전하며 41.6% 개선된 50억4000만달러, 동남아시아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제품 등이 호조를 보이며 27.2% 증가한 89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입도 양호한 실적을 거두며 우리나라의 수출입 모두 순조로운 8월을 보냈다. 우리나라의 8월 수입액은 전년 대비 44% 증가한 515억6000만달러(약 60조5400억원)를 달성했다. 원유·철광을 비롯한 1차산품 수입이 대폭 증가했으며, 국내 경기가 회복되면서 중간재·자본재·소비재 수입도 상승세를 지속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물류 애로, 부품 공급 차질, 원자재 가격상승 등의 불확실성은 지속 관리해나가야 할 과제”라며, “한시도 방심하지 않고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면서, 수출기업에 대한 적시 애로 해소와 맞춤형 지원을 통해 하반기에도 수출 모멘텀이 유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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