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30년까지 물류산업 매출액을 140조원으로 늘려 현재 25위인 우리나라의 물류경쟁력 순위를 10위권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자율주행운송 상용화와 콜드체인물류 활성화, 친환경 해운물류와 스마트항만 시스템 구축 등의 10대 핵심 추진과제를 통해 스마트·디지털 혁신을 이뤄내고 상생 생태계를 조성해 글로벌 물류 국가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달 1일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는 제5차 국가물류기본계획(2021∼2030년)을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현안 회의에서 논의·확정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물류시스템을 첨단 스마트 기술 기반으로 구축하고 디지털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로봇 등 배송 장비 첨단화, 도심물류체계 혁신, 자율주행 화물운송 기반 구축, 자율운항선박 상용화와 스마트 항만 구축 등을 이뤄낸다는 목표다.
2027년까지 완전자율주행 물류체계 구축
정부는 자율주행시대에 대비해 화물차·지능형 교통체계 기술개발에 주력한다.
2022년 레벨3(자율차 상용화), 2024년 레벨4(자율차 도입)에 이어 2027년까지 레벨4(완전자율주행) 달성을 목표로 기술개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실증 단계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궁극적으로 자율주행시대에 걸맞은 물류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공공 주도로 자율주행 관제 플랫폼 구축·고도화와 화물수송 데이터 플랫폼 개발을 이뤄내고 화물운송시장 선진화 로드맵을 마련한다. 더불어 고속도로 연계형 물류거점을 마련해 물류 효율성을 제고하고, 도심 내 대형 화물차를 줄여 안전성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생활물류 급증에 대응한 디지털·스마트 도시 물류시스템도 구축된다. 효율적으로 도심 운송이 가능한 로봇 등 신규 운송수단과 시스템 지원, 도심 연결형 소형 트레일러와 맞춤형 컨테이너 개발, 지하물류시스템 구축 등이 추진된다.
또한 주차장 등 공공부지 등을 활용한 도심 배송시설 확충, 야간 또는 비혼잡 시간대에 유통센터 창고 보관소 주차장 주유소 등을 공동물류시설로 활용해 물류 혼잡을 줄일 계획이다.
여기에 정부는 시범사업으로 국민 생활 밀착형 디지털 도시물류·실증 단지를 조성한다. 설계부터 물류시설 입지, 배송계획 등을 수립하고 첨단장비 등을 도입해 디지털·스마트 도시 실현에 나선다는 각오다.
생활물류시설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도 병행된다. 정부는 인구를 기반으로 적정 생활물류 수요를 예측하고, 지자체 개발계획 수립 과정에서 고려해야 하는 ‘최소 생활물류시설 확보기준(가칭)’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 일정 규모의 도시·택지개발 추진 시 교통영향평가제 등을 활용한 생활물류영향평가제도 도입 등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비대면 사회 전환에 따른 온라인 배송 급증으로 콜드체인 물류 활성화에도 팔을 걷어붙인다. 공공주도로 저비용 센서, 화물 정보, 관제·관리 시스템 등 콜드체인의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장비 개발과 시스템 구축을 지원한다.
또한 물류단지 일부를 콜드체인 특화구역으로 지정하고, 구역 내에 물류기업들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자금 지원에도 나선다.
아울러 콜드체인 배송에 특화된 전문 물류기업을 육성하고자 컨설팅과 인력양성 등을 지원하고, 유관기관과 협업해 인증기준을 마련해 콜드체인 인증기준을 마련하거나 표준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선령 낮은 관공선 친환경선박으로 개조
국내 항만과 공항에도 스마트 바람이 불 전망이다.
정부는 처리능력 확대 등 물류거점으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항만과 공항의 첨단화를 시도한다.
공항은 올해부터 글로벌배송센터(GDC), 전자상거래, 콜드체인 등 신성장화물 유치, 중소기업 수출 판로 지원 등을 위한 3단계 물류단지를 조성하고 첨단화물 터미널을 구축한다.
내년 7월까지는 콜드체인 화물(식품·의약품) 전용 처리시설 조성과 특송사 터미널 증·신축을 이뤄내고, 국제허브 기능 강화를 위해 글로벌 배송센터 유치를 확대한다. 4차산업시대에 걸맞게 컨테이너 하역과 이송·보관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항만도 구축된다. 자동화 장비, 터미널 간 실시간 정보 공유 가능한 통합형 플랫폼 개발·보급도 이뤄낸다.
중장기적으로 자율차 등 스마트 육상물류와 스마트항만 간 연계를 강화해 공항·항만의 물류 효율성을 제고하고 동북아 물류허브를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친환경 운송수단을 활용해 탄소 중립 기조에도 동참한다. 선령이 낮은 관공선은 미세먼지 저감장치 부착 등을 통해 친환경 선박으로 개조한다.
항만에서는 육상전원공급시설(AMP) 확대, LNG벙커링인프라 구축, 환경영향평가 등을 통해 신규 항만개발·운영에 따른 수질오염 최소화와 해양생태계 보전을 이뤄낸다. 항만 내 비산먼지 발생과 하역장비 동력원 전환, 대기질 모니터링 체계 확대 등도 항만 대기환경 개선 방안으로 꼽혔다.
아울러 정부는 항만과 인근 해상의 풍력자원을 활용한 해상풍력발전단지 구축과 항만 배후단지 건물 옥상·유휴부지 등의 태양광 발전 시설 도입 확대, 수소 저장 인프라 구축 등 수소에너지 지원 역량 강화 등을 통해 탄소 배출 저감에 나선다.
철도물류 경쟁력 강화 대응책도 나와
수송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만성적인 영업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도물류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대응책도 마련됐다.
정부는 가장 먼저 수송원가를 절감하고 고속성·정시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 수송품목 집중, 인력운용 효율화, 고속화차 도입 등을 추진한다.
또한 기업들이 철도 자산을 활용한 종합물류사업이 가능하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생활물류 인프라 공급, KTX 특송 등을 활성화해 생활물류시장 진출이 원활하도록 돕는다. 아울러 전환교통 지원사업의 규모 확대와 화물열차 구입비 지원 등을 통해 운송사·화주의 안정적인 철도수송을 이뤄낸다는 목표다.
여기에 운송 및 상·하역과 배송 등 물류 단계별 속도 증진과 비용 절감을 위한 기술 연구개발(R&D)과 국제철도 물류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도 추진한다.
인프라 확충은 대합산단산업선 동해신항선 부산신항연결지선 등이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돼 주요 산업단지와 항만 물동량을 처리할 예정이다. 더불어 주요 수송품목의 수송량을 확대할 수 있도록 거점 화물역의 컨테이너장치장(CY), 창고 등의 인프라를 확충한다.
융·복합 물류체계도 갖춰질 전망이다. 물류산업 분류 체계와 거버넌스를 개편하고 민관합동 물류 투자펀드 확보와 판로 지원 등을 통해 유망 풀필먼트(주문·배송 일괄물류) 기업을 지원한다. 재고 관리와 배송이 단시간 내에 이뤄지는 풀필먼트 전용 ‘생활물류서비스업 인증제도’ 신설과 인센티브 도입을 검토한다. 특히 더욱 빠른 배송을 위해 도심 내 일부 공간, 도시철도 등 지하 공간에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를 확충할 예정이다.
정부는 물류 정보의 축적·관리를 위한 통합 플랫폼을 만들고 국가 물류 빅데이터를 만들어 ‘국가물류지도’도 보급하기로 했다. 물류 활동 정보를 디지털 형태로 축적·관리·가공·제공하고, 허가·등록 등을 전자로 처리할 수 있는 물류 디지털 정보 통합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또한 시설 기업 서비스 배송정보 등의 물류 정보를 지도 기반으로 연계·표출해 민간 활용도가 높은 지능화된 물류관리시스템을 구축·지원한다.
이 밖에 정부는 농어촌 지역의 열악한 물류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고 도시와의 격차 완화를 위해 시설을 확충하고 인력풀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빅데이터 발달과 플랫폼 활성화로 일반 시민의 물류활동 참여가 확산되는 추세에 발맞춰 시민참여형 물류(크라우드 소싱) 확산에 나선다.
택배기사는 특정 거점까지, 거점부터 개별 세대까지는 일반인이 연계 배송하는 체계 도입을 검토한 후 관심기업 등과 협업해 시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불특정 개인이 여유시간에 물류산업에 참여해 사업주는 고정비용 절감, 소비자는 더욱 신속한 물류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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