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독일을 각각 대표하는 컨테이너선사가 초대형선 도입에 나서며 해운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는 자국 선주사인 쇼에이기센과 2만4000TEU급 6척의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선사는 신조 컨테이너선 6척을 용선 방식으로 도입한다. 신조선은 내년 1월 출범하는 일본 이마바리조선과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의 합작사에서 건조된다.
6척 모두 선주사인 쇼에이기센 소유로 용선 기간은 15년이다. 2023~2024년에 걸쳐 인도되며, 아시아-유럽항로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황산화물(SOx) 저감장치인 EGCS(Exhaust Gas Cleaning System)를 설치해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 대응한다.
선사 관계자는 “화물 적재를 극대화하고 연료 소비를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최첨단 선체 설계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꾀하는 한편,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하파크로이트도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에 이르는 대형 투자를 결정하며 초대형선 보유 선사에 합류한다. 이 선사는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을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했다고 밝혔다.
신조선은 2023년 4월부터 12월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아시아-유럽항로에 투입되며, 벙커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쓸 수 있는 이중연료엔진을 장착한다.
하파크로이트의 최고경영자(CEO) 롤프 하벤 얀센은 “6척의 신조선 도입으로 비용 절감과 아시아-유럽항로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우리의 선단이 현대화되면서 진일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최근 초대형 LNG추진 컨테이너선 6척을 유럽지역 선주로부터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1조836억원으로, 최근 매출액 8조3587억원의 13%에 해당한다.
ONE과 하파크로이트의 전무했던 발주잔량은 신조선 도입으로 10만TEU를 웃돌게 됐다. 프랑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12월29일 현재 하파크로이트와 ONE의 보유 선복량은(용선 포함)은 각각 172만6400TEU 157만7200TEU로 5~6위를 마크하고 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잠잠했던 선사들의 초대형선 도입이 최근 활발해지고 있다. 프랑스 CMA CGM은 LNG연료를 쓰는 2만3000TEU급 9척을 중국 조선소에 발주했으며, 현재 3척을 인도받았다. 코스코 자회사인 OOCL도 지난달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7척을 추가 발주하며 초대형선단을 12척으로 확대했다. 이 밖에 에버그린도 10척의 발주잔량을 보유하는 등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들의 초대형선 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기존 23열에서 1열 늘어난 24열 형태의 선박을 소유하는 선사들도 행보도 눈에 띈다. HMM(옛 현대상선)이 올해 순차적으로 인도받은 2만4000TEU급 선박은 가로로 24열, 위로 13단까지 적재할 수 있다. 이번에 ONE과 하파크로이트 두 선사가 도입하는 신조선도 24열형이 될 거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선사들의 신조 발주로 우리나라 HMM을 비롯해 ONE, 대만 양밍해운, 하파크로이트 네 곳으로 구성된 디얼라이언스는 오션얼라이언스에 필적하는 24열형 초대형선단을 꾸리게 됐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발주잔량을 포함한 전략적 제휴그룹(얼라이언스)의 24열 2만4000TEU급 보유 선박은 CMA CGM, 코스코, OOCL이 활동 중인 오션얼라이언스가 24척이 가장 많았고, 디얼라이언스가 12척으로 뒤를 이었다. 머스크 MSC의 2M이 11척으로 집계됐다. 디얼라이언스는 이번에 12척을 신조 발주하면서 24열형 초대형선을 24척까지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