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2-21 17:25
(서울=연합뉴스) 업계팀 = 금융경색, 미국 경기둔화, 주가폭락 등으로 인해 극도로 침체됐던 실물경기가 금리인하, 주식시장 회복 등의 영향으로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업종은 가전,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으로 가전과 자동차는 내수가 살아나면서, 조선, 석유화학은 수출이 늘어나고 국제가격이 회복되면서 업계가 활기를 띠어가고 있다.
그러나 건설.부동산, 시멘트, 철강 등 건설 관련업종은 아직도 불황의 깊은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아직도 찬기운이 가시지 않고 있다.
다음은 각 업종별로 살펴본 경기진단이다.
◇ 자동차 : 자동차의 월간 전체 판매대수는 6개월째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영업사원들의 실제 영업일수에 따른 하루 판매량은 지난해 12월 이후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즉 지난해 7월 일평균 7천220대로 최고 판매량을 기록한 뒤 계속 떨어지다 11월에는 4천650대로 35% 이상 하락했으나 12월 4천900대, 올해 1월 5천대로 판매량이 회복됐다.
또 대우차의 이번달 판매대수가 지난달보다 25% 늘어나는 등 내수판매가 회복되고 있어 업계에서는 금융구조조정 등의 경제불안 요인이 사라질 경우 자동차 판매가 뚜렷한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 전자 : 삼성전자는 가전의 경우 지난달 제자리걸음을 딛고 2월 들어서는 일부 판매 증가를 보이고 반도체도 내수와 수출 모두 작년말에 비해 20% 가량 판매량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와 냉장고 판매량이 지난달보다 14%와 8% 늘어나는 등 가전 부문의 매출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으며 계절적으로도 3월부터 성수기에 접어들어 판매 호전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중남미시장의 가전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는데다 통신단말기와 복합제품 등이 선전하고 있어 작년(210억 달러)보다 19% 늘려 잡은 올해 수출목표 250억달러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조선 : 지난해 152억달러라는 사상 최대의 수주실적을 올렸던 조선업계는 올해도 순조로운 출발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국내 조선업계의 해외선박 수주는 24척, 146만t으로 16척, 106만t을 수주했던 지난해 1월보다 40% 가까이 늘어나 일본의 지난달 수주실적이 지난해 1월의73%에 그친 것과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특히 2년반치의 일감을 확보한 국내 업체들이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선별수주에 나서고 있어 조선업체들의 수익성은 올해 상당히 좋아질 전망이다.
◇석유화학 : 작년말 고전을 면치 못했던 석유화학업계는 올들어 중국과 남미 등의 유화제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제품가격도 올라 시장전망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가 커지고 있다.
주요 수출품목인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의 국제가는 지난해 12월 t당 665달러에서 지난주말 현재 700달러로 올랐고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도 t당 593달러에서 625달러로 올랐다.
LG화학의 경우 1월 수출액이 1천4천만달러로 작년말보다 20%, 작년 동기보다는 10% 가량 늘어나는 등 업계 전체적으로 수출이 활기를 띠고 내수도 그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건설.부동산 : 건설.부동산 시장은 신도시 개발 기대감, 금융시장 안정 등으로 올해 초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였으나 한국부동산신탁과 동아건설 사태 등으로 인해 다시 얼어붙고 있는 추세다.
국내외 경제불안, 주택 분양시장 침체 등으로 아파트 매매시장은 여전히 장기침체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현재 가격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이사철이 지나면 아파트가격은 큰 폭의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아파트 매매시장의 장기침체가 이어질 경우 올해 공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39만가구의 70%도 소화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업계에서는 나오고 있다.
◇ 시멘트 : 시멘트업계는 속성상 건설경기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어 경기회복의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건설 불경기에다 폭설과 설날이 겹친 지난달 시멘트 생산량은 168만t으로 전월438만t에서 급감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 228만t과 비교해도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올해 연간 생산량도 생산능력 6천187만t의 82%에 그쳤던 지난해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 철강 = 세계적인 공급과잉과 내수침체를 겪고 있는 철강업종도 경기회복의 기미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달 국내업체의 조강생산 규모는 346만t으로 지난해 1월보다 3.1% 감소했으며 특히 철강, 형강 등 주력제품이 건설업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전기로업계는 가동률이 11.8%나 떨어졌다.
포항제철도 지난달 철강제품 수출(63만t)은 지난해 1월(45만t)보다 늘어났지만 내수판매는 224만t에서 203만t으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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