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여객 수요 급감으로 글로벌 항공사들이 미증유의 충격에 빠진 가운데, 정부의 긴급수혈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기업들의 무더기 도산이 현실화될 거란 우려가 제기됐다.
코로나 후폭풍에 항공사들의 손실이 크게 불어나고 있다. 중국 국무원 직속 행정기구인 중국민용항공국(민항국)은 코로나 사태로 1분기 누적 손실액이 약 398억2000만위안(약 6조8900억원)에 육박한다고 전했다.
그 중 항공사 손실만 약 336억2000만위안(약 5조8200억원)으로, 운송·기내식·항공기내부사업 등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민항국에 따르면 3월 여객은 전년 대비 71.7% 급감한 1513만명, 화물은 23.4% 줄어든 48만4000t으로 곤두박질 쳤다.
버진그룹 계열의 호주 2위 항공사 버진 오스트레일리아도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코로나 여파로 대형 항공사가 파산 절차에 들어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폴 스커러 회장은 “회사의 도산방지를 위해 정부가 약 14억호주달러(약 1조1100억원)를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밖에 오스트리아항공, 브뤼셀항공, 루프트한자 등의 글로벌 항공사들도 위기대응 차원에서 항공기의 90% 이상을 운항 중지했다.
코로나 사태에 대부분 항공사들은 임차계약을 해지하거나 항공기를 반납하는 등 비용절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더불어 유휴 여객기를 화물기로 사용하고 임직원 급여를 삭감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하지만 항공기를 세워둘 장소가 없다보니 고정비가 크게 늘면서 비용부담에 몸살을 앓고 있다. 부채비율이 높은 산업 특성상 여객 수요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미지수다.
현재 항공사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점은 현금흐름으로 대다수 항공사들의 수입이 이미 제로(Zero) 수준으로 곤두박질 쳤다. 항공기 임차료 및 직원 임금 등의 지출로 항공사들의 현금흐름이 급속도로 소진된 것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알렉산드르 드 주니악 사무국장은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만일 각국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세계 항공사의 절반이 파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세계 각국 정부가 항공사들에게 2000억달러 이상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전 세계 공급사슬상의 선사, 항공사, 포워더, 운송사 및 등 관련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 상하이=박노언 통신원 nounpark@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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