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동남아항로는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사태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모습이다. 1월엔 비교적 큰 폭의 하락세를 띠었지만 중국이 코로나 확산으로 몇 주간 공장 가동을 멈춘 2월엔 오히려 물동량이 높은 수준으로 성장하는 반대 행보를 보여줬다.
관세청에 따르면 1~2월 우리나라와 동남아 8개국 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64만3666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2만4158TEU에 비해 3.1% 성장했다. 수출화물이 0.5% 성장한 33만447TEU, 수입화물이 6.1% 성장한 31만3219TEU를 각각 기록했다. 수출은 제자리 걸음을 보인 반면 수입화물이 견실한 증가곡선을 그린 게 눈에 띈다. 특히 베트남과 태국 물동량은 수입화물 호조에 힘입어 각각 4.2% 13.2% 성장한 18만9718TEU 8만4384TEU를 기록했다.
월간 실적의 경우 1월은 2.9% 감소한 31만4568TEU, 2월은 9.7% 늘어난 32만9098TEU로 집계됐다. 1월엔 말레이시아와 홍콩을 제외한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 필리핀 싱가포르 등 6개국이 모두 감소세를 띤 반면 2월엔 싱가포르 홍콩을 제외한 6개국이 상승세를 탔다. 특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 등은 모두 두 자릿수의 견실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를 두고 선사들은 코로나 사태로 중국 현지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대체 수입처로 동남아시아를 택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선사들은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의 원부자재 공급이 원활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동남아 현지 제품 생산이 하강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중국 휴업의 반사이익을 누렸지만 장기적으로는 동남아항로도 침체 행렬에 합류할 수 있다는 우려다.
운임은 상승세를 탔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20일 현재 상하이발 동남아항로 운임은 베트남 호찌민 254달러, 태국 램차방 214달러, 말레이시아 포트클랑 293달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310달러다. 지난달 이맘때에 비해 수십달러씩 상승했다. 특히 베트남항로 운임은 40달러 이상 인상됐고 태국 말레이시아 운임도 20달러대의 상승폭을 보였다. 동남아항로 운임은 2월에 10~20달러가량 하락했다가 3월 들어 다시 반등에 성공했다.
한편 홍콩선사 OOCL이 현대상선의 선복을 빌려 부산·인천과 베트남 하이퐁을 연결하는 노선을 시작한다. 이 노선엔 현대상선과 천경해운이 1000TEU급 선박 2척을 배선하고 있으며 고려해운 남성해운도 선복 용선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원 노선명은 하이퐁익스프레스(HPX)로, OOCL은 한국·베트남익스프레스(KVX)란 자체 이름을 붙였다. 첫 서비스는 4월5일 인천을 출발하는 <엠티티세나리> (MTT Senari)호다. 선사 관계자는 “동영해운에서 선복을 빌려 하이퐁 서비스를 하다 계약이 해지되면서 현대상선과 새롭게 제휴했다”며 “선복이 2배 늘어나 서비스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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