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조선시장 발주량 4분의 3은 한국과 중국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액화천연가스(LNG)선을 앞세워 전 세계 발주량의 절반 가까이를 수주하며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2년 연속 세계 1위에 올랐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베셀즈밸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량은 전년 대비 38% 감소한 2150만CGT(수정환산톤수)로 집계됐다. 반짝 시황 회복으로 2013년 5000만CGT를 웃돌았던 수주량은 이듬해 하락반전한 뒤 2016년 1397만CGT로 곤두박질 쳤다. 바닥을 찍고 늘어나던 수주량은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과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황산화물 배출규제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 해운 수요 증가 둔화 등으로 주춤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 전년 1293만6600CGT 대비 32.6% 급감한 871만6600CGT를 수주했다. 중국은 전년 1053만8000CGT와 비교해 30.7% 감소한 730만1000CGT를 냈다. 일본은 중국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315만1200CGT를 기록했다.
전 선종 기준으로는 2019년에 한국과 중국 모두 2018년 대비 수주 점유율을 확대했다. 한국 중국은 각각 41% 34%로 상승한 반면, 일본은 15%로 하락세를 띠며 대조를 보였다. 우리나라와 중국이 지난해 전 세계 조선시장의 75%를 장악한 셈이다.
지난해 한국 조선이 세계 1위를 기록할 수 있었던 건 고부가 선박인 LNG선 수주량을 크게 늘린 덕이다. 우리나라는 LNG선 부문에서 중국보다 10배 이상 많은 수주고를 올렸다. 한국의 LNG선 수주량은 약 371만CGT인 반면, 중국은 32만CGT에 그쳤다. 일본은 9200CGT에 불과했다.
우리나라는 LNG선을 앞세워 탱크선 컨테이너선 액화석유가스(LPG)선 등을 골고루 수주한 반면, 중국은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에서 강점을 보였다.
선종별로 국가 점유율을 살펴보면 한국은 LNG선 수주점유율이 90%를 웃돌며 10%에 못 미치는 일본 중국을 압도했다. 전 세계에서 발주된 탱크선과 LPG선 역시 절반 가량을 쓸어담으며 중국을 제쳤으며, 컨테이너선에서는 중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수주 선종 비율을 살펴보면 한국은 LNG선 탱크선 컨테이너선 위주였다. 반면 중국은 벌크선 탱크선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수주를 이끌어냈다.
우리나라 기업이 지난해 조선사별 수주량 ‘톱10’에서 5곳이나 이름을 올린 부분도 눈길을 끈다. 특히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이른바 조선 빅3는 중국 조선소를 제치고 사이좋게 1~3위 자리를 나눠가졌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은 223만CGT로 1위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209만CGT 172만CGT 규모를 각각 수주하며 2~3위에 자리했다.
이 밖에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도 5~6위를 차지했다. 박 지사장은 “전체 수주량 감소는 피할 수 없었지만 불황 속에서도 한국 조선소들이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고 말했다.
지난해 주요 선종의 수주량을 전년과 비교하면 탱크선 LPG선 자동차운반선은 증가한 반면, LNG선 컨테이너선 벌크선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벌크선은 전년 811만6300CGT 대비 56.6% 급감한 351만7200CGT를, LNG선은 598만CGT에 견줘 32.1% 감소한 405만6400CGT를 나타냈다. 특히 컨테이너선은 전년 664만CGT와 비교해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든 340만9500CGT로 집계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발주된 선박은 200척을 돌파한 탱크선으로 꼽혔다. 소형탱크선과 핸디막스급 탱크선 발주량이 162척으로 집계됐다. 아프라막스급 탱크선도 48척을 기록, 발주량 증가에 힘을 보탰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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