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수출항로 물동량이 10년 만에 감소세를 기록했다.
미국 통관조사기관인 피어스에 따르면 아시아 18개국발 미국행 컨테이너 물동량은 1764만8828만TEU를 기록, 2018년의 1788만TEU에 견줘 1.3% 감소했다. 북미 수출항로 물동량이 마이너스 성장한 건 2009년 이후 10년 만이다. 2009년엔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14.8%의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었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중국의 소비재 제품 수출이 급격하게 줄어든 게 물동량 부진의 원인이다. 미국 기업은 수입처를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으로 다변화했지만 중국의 부진을 상쇄하지 못했다.
지난해 최대 점유율의 중국발 화물은 9.6% 감소한 1055만191TEU에 머물렀다. 중국발 화물이 하락세를 띤 건 2011년 이후 8년 만이다. 감소폭은 2011년(-0.2%)에 비해 매우 높다. 특히 가구 전기제품 자동차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밀어내기 수요’가 몰리는 12월에도 29%의 폭락을 맛봤다. 중국의 점유율은 2018년 65%에서 지난해 60%로 급락했다.
반면 2위 베트남발 화물은 34.5% 늘어난 159만1611TEU를 기록했다. 베트남은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의 수혜를 크게 입은 곳 중 하나다. 지난 2015년 우리나라를 제치고 북미항로 2위 선적국 지위에 오른 베트남은 기업들이 미국의 관세 폭탄을 피해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대거 이전해 오면서 30%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을 일궜다. 가구와 섬유 신발 등이 고공행진을 벌였다.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수출화물은 26.1% 늘어난 345만8059TEU를 일궜다. 미얀마 114.7%, 캄보디아 48.7%, 말레이시아 26.9%, 싱가포르 22.2% 등 아세안 회원국 대부분이 고성장을 신고했다.
3위를 차지한 우리나라 수출화물은 7.6% 늘어난 91만2847TEU를 기록했다. 2017년 마이너스 성장(1.8%↓)했다가 2018년 반등(3.7%↑)한 뒤 2년 연속 성장곡선을 그렸다. 자동차부품과 타이어·튜브 등이 강세를 띠었다. 다만 12월에 8.5%의 뒷걸음질 행보를 보여 향후 흐름에 빨간불이 켜졌다.
4위 인도발 화물은 10% 늘어난 81만9020TEU였다. 2017년 이후 3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이다. 최근의 흐름에 미뤄 오래지 않아 3위 자리를 놓고 우리나라와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5위는 대만으로, 8.8% 늘어난 71만3404TEU를 미국으로 실어보냈다.
6위 태국발 화물은 18.8% 늘어난 67만1502TEU였다. 태국은 2018년까지 일본보다 10만TEU 가량 뒤진 성적을 냈지만 1년 만에 20%대에 가까운 성장률로 일본을 따돌리고 한 계단 순위 상승을 이뤘다. 일본은 0.3% 늘어난 66만8478TEU로, 7위에 머물렀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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