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올 한 해 해운제휴그룹(얼라이언스)에 가입한 데 이어 부산 신항에 자가부두를 마련하는 등 경영 정상화의 밑그림을 그렸다.
현대상선은 지난 7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디얼라이언스(TA) 정회원사 가입을 서명했다. TA는 독일 하파크로이트,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대만 양밍해운이 뭉친 세계 3대 얼라이언스다. 현대상선은 내년 4월부터 디얼라이언스와 사업협력을 시작하며 계약기간은 2030년까지 10년이다.
현대상선은 선박 공유 등 모든 조건에서 기존 회원사들과 동등한 대우를 보장받는 정회원사로 얼라이언스 활동을 하게 된다. 머스크 MSC의 2M과 맺은 2M+H가 현대상선이 배를 넣지 못하고 선복을 빌려 서비스하는 형태의 제한적 협력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디얼라이언스 가입은 의미가 크다.
현대상선은 과거 활동했던 뉴월드, G6에 이어 세 번째로 정식 얼라이언스 회원사의 자격을 얻게 됐다. 글로벌 해운시장 신뢰 회복과 비용구조 개선, 서비스항로 다변화 등이 가능하게 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현대상선은 디얼라이언스 활동을 시작하면서 곧바로 현재 짓고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항로에 투입할 예정이다. 먼저 2만3000TEU급 12척이 내년 2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유럽항로 물살을 가른다. 1만5000TEU급 8척은 내후년 2분기부터 항로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 합류로 디얼라이언스의 경쟁력도 크게 오르게 됐다. 특히 현대상선 주력항로인 미주·구주항로의 점유율은 28%까지 올라 2M을 웃돌 것을 추정된다.
현대상선이 모항인 부산항에서 자가부두를 다시 확보한 것도 사업 활동에 플러스 요인이 될 전망이다. 이 선사는 1월 말 부산신항 4부두(PHPNT)의 지분 50%를 인수했다. 2016년 경영난을 겪던 시절 싱가포르 PSA인터내셔널에 800억원을 받고 운영권을 처분했던 부두를 3년만에 다시 찾아왔다. 현대상선은 자가부두를 내놓은 이후 연간 350억원의 하역료를 추가 부담하는 등 비용경쟁력 후퇴를 맛봤다.
투자금액은 총 2212억원으로, 현대상선 1770억원(한국해양진흥공사 지분투자 500억원 포함), PSA 442억원이다. 이로써 PHPNT 지분을 현대상선과 PSA가 각각 50%를 확보해 공동운영권을 갖게 됐다.
3년 만에 자가부두를 확보하면서 내년 인도 예정인 2만3000TEU급 초대형 선박의 안정적 운영이 가능해졌다. 또 이 부두에 디얼라이언스 소속 선사의 부산 기항을 유도함으로써 국익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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