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비수기 영향에 호주항로가 지난달에 이어 약세시황을 연출하고 있다. 호주 현지 경기가 침체국면인 데다, 중국발 수요가 부진하면서 이 항로 해상운임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6월7일 상하이발 호주 멜버른행 해상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56달러로 전주 259달러에서 3달러 하락했다. 2월 중순까지 500달러대를 유지하던 이 항로 운임은 4월 말부터 300달러 벽마저 무너져 2개월 연속 200달러대를 형성하고 있다. 계약화물 수출이 대부분인 한국시장도 상황은 여의치 않다.
14일 현재 부산발 호주 멜버른행 해상운임은 TEU당 300~350달러대로 뒷걸음질 친 상황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비수기에 따른 수요부진은 어느 선사나 마찬가지다”며 “타 선사에 실렸던 화물이라도 추가 유치하기 위해 선사들이 치열한 운임경쟁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선복이 남아도는 선사일수록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에 나서고 있다는 주장이다. 부산에서 뉴질랜드로 향하는 해상운임은 TEU당 500달러 중후반, 40피트 컨테이너(FEU)당 900~1000달러대를 이루고 있다.
해운업계는 추락하는 해상운임을 끌어올리기 위해 운임인상(GRI)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에 동감하면서도, 수요부진에 따른 공급과잉이 계속되고 있어 경쟁선사의 움직임만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요 선사 관계자들은 이달 중순 운임인상을 계획했지만 극심한 수요부진이 발목을 잡으면서, 이달 말까지 현 운임수준을 유지하는 쪽으로 선회했다고 푸념했다.
다음달도 수급 불균형 여파로 운임인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현재의 운임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며 “본사에서 다음 달 운임을 인상할 거라는 공지를 받았지만 수요가 부족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평균 화물적재율(소석률)은 70~80%대로 크게 하락한 상황이다. 일부 선사는 선복의 절반밖에 채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만 하더라도 100%의 적재율을 기록한 선사와 60~70%대에 머무른 선사로 나뉘었지만, 이달 들어 상위 선사들의 적재율이 하향 평준화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임시결항(블랭크세일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ONE 현대상선 하파크로이트 양밍 에버그린 등이 공동으로 운항하는 ‘NEAX’ 컨소시엄은 지난달 2일과 30일에 투입하려던 선박 각 1척을 모두 휴항시켜 현 운임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달 호주를 취항하는 전 선사들은 목표한 운항을 모두 소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달에는 NEAX가 추가 1항차 임시결항에 나선다. 업계에 따르면 7월11일 부산을 출항하는 이 컨소시엄의 선박 한 척이 휴항에 나선다. OOCL ANL 코스코로 구성된 ‘A3’와 머스크 MSC 함부르크수드의 컨소시엄(머스크 ‘A2HH’, 함부르크수드 ‘AAUS’)은 임시결항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18일 치러진 호주 총선에서 집권여당인 자유국민연합이 승리를 거두면서 2013년 2016년에 이어 3번째 여당집권을 확정지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집권여당의 연임으로 자동차·가전·의료기기 외 재생에너지·인프라·건설·농수산업·광산업시장이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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