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국내 중견조선사들은 일제히 외형을 키우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수익성 역시 5개 조선사 중 3곳에서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5개 조선사의 매출총액은 28.8% 성장한 1조7571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 합계는 지난해 -372억원에서 올해 14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실적개선에 성공한 조선사들이지만 선박 수주량은 기대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조선사들이 올 1분기에 수확한 선박은 고작 4척에 불과했다.
조선사들 비용절감으로 수익개선 노려
현대삼호중공업은 1분기 -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적자 폭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회사 측은 공사손실충당금 환입으로 영업이익이 개선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반면 순이익은 -2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397억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조선사 측은 “선박 인도로 매출이 증가했지만 선박 건조에 대한 수익성이 좋지 않아 원가절감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외형 확대에 성공했지만 내실을 다지는 데 실패했다. 영업이익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2.7% 83.5% 급감한 138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미포조선 측은 “공사충당손실금 반영으로 전년 대비 이익이 줄었지만 선가 개선과 강재가 안정 등으로 전분기 대비 이익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은 -11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적자 탈출에 실패했다. 특수선 인도 등 조업활동이 늘어나며 매출액이 증가한 반면, 통상임금 패소 비용과 필리핀 수빅조선소 대손설정 비용 등이 반영되며 영업이익 적자가 확대됐다. 한진중공업 측은 “비용절감 노력이 지속되고 있어 2분기에는 더 나아진 실적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TX조선해양은 전년 대비 439.5% 폭증한 19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순이익도 67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서는데 성공했다. STX조선 측은 실적개선 배경에 대해 “2017년 법정관리 졸업 이후 소송에 대비한 담보금을 환입한 게 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대선조선의 1분기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18억원 3600만원을 기록,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다. 대선조선 관계자는 “환율 상승과 카페리선 석탄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들의 건조 진행에 따라 이익이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1분기 수주량 전년比 21%↓
올해 1분기 국내 중형조선사들의 수주 척수는 고작 4척에 그쳤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1분기 중견조선사 수주량은 전년 대비 20.7% 감소한 8만CGT(수정환산톤수)를 기록했다. 대선조선의 1000TEU급 컨테이너선 2척, 대한조선의 수에즈막스급 탱크선 2척 등이 수주장부에 기입된 선종들이다.
2016년 1분기 제로였던 수주량은 재작년 5만8000CGT(3척)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18년 10만1000CGT(4척)으로 확대됐지만 올 들어 하락반전하며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중형탱크선시장이 더욱 침체된 게 올해 1분기 조선사들의 수주량 감소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수출입은행 양종서 연구원은 “국내 중형조선사들은 구조조정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으로 정상적 영업이 가능한 조선사가 극소수에 불과해 수주실적이 크게 부진했다”고 밝혔다.
국내 중형조선사들의 세계시장 수주점유율도 크게 하락했다. 2014년 10%를 웃돌았던 조선사들의 중형선박 수주점유율은 지난해 4%대로 하락한 데 이어 올해 1.4%로 곤두박질 쳤다. 국내 조선업에서 차지하는 수주액 비중도 2.9%로 2018년 4.5%에 비해 하락했다.
수주잔량은 45척 98만4000CGT로 전분기 대비 3.4% 감소하며 100만CGT를 밑돌았다. 양 연구원은 “1분기 비교적 많은 인도가 이뤄진 반면, 수주가 부진해 수주잔량이 소폭 감소했다”고 말했다.
전 세계 중형조선시장 침체도 국내 중형조선업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1분기 중형선박 발주량은 전년 대비 56.4% 급감한 143만CGT로 집계됐다. 컨테이너선 발주는 65.8% 증가한 반면, 벌크선 중형탱크선은 65% 80.6% 급감하며 중형선박시장 부진을 견인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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