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30년 가까이 단독 운항하던 인천-몽골 울란바토르 노선이 경쟁체제로 전환한다. 또 김해공항에서 싱가포르로 가는 첫 중장거리 직항편이 2개 항공사 주 14회 편성으로 마련됐다. 국토교통부는 25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지난 1년간 항공회담을 통해 확보한 인천-울란바토르, 부산-창이(싱가포르) 등 증대 운수권과, 기타 정부보유 운수권 등 16개 노선을 8개 국적 항공사에 배분했다고 밝혔다.
복수의 항공사가 눈독을 들인 인천-울란바토르 부산-창이 한-마닐라 한-우즈베키스탄 노선은 국제항공 운수권 배분규칙 및 항공교통심의위원회 심의에 따라 크게 개편됐다.
몽골 울란바토르 노선은 이번 개편안의 최대 화젯거리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월 몽골과의 항공회담으로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운수권을 주 3회 확보했으며, 위원회의 심의에 따라 모두 아시아나항공에 배분됐다. 국토부는 “기존의 독점 구조를 깨고 운항 항공사의 다변화와 경쟁을 통한 운임 인하 및 서비스 품질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단독으로 취항하던 대한항공은 국토부의 결정에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대한항공 측은 “인천-울란바타르 노선 운수권 배분 결과는 국토부가 대한항공에 이미 부여한 ‘좌석수 제한없는 주 6회 운항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대한항공의 운항 가능 좌석수 중 일부를 부당하게 회수해 타 항공사에 배분한 것이다.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는 심히 유감스러운 결과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추가로 확보한 부산-울란바토르 노선의 운수권 주 1회는 에어부산에 배분돼, 경남지역 주민의 몽골 여행길이 더욱 넓어질 예정이다.
김해공항으로부터의 첫 중장거리 노선으로 많은 관심을 모은 부산-창이 노선은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에 7회씩 배분됐다. 국토부는 이번 노선 도입으로 향후 지방공항의 취항노선 확대와 저비용항공사(LCC)의 사업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한-마닐라 노선은 에어부산에 주 5회(950석), 기존에 운항하던 대한항공에 주 1회(178석) 추가 배분돼, 필리핀 노선의 혼잡이 비교적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우즈베키스탄 노선은 기존에 운항하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각 1회씩 추가 배분됐다. 국적사의 취항 빈도가 늘어나는 만큼, 여행이나 출장길에 오르는 국민들의 편의가 더해질 전망이다.
그 밖에 한-헝가리 한-런던 한-밀라노·로마 등 12개 비경합 운수권이 우리 국적사에 신규 또는 추가로 배분됐다. 이번에 운수권을 배분받은 항공사들은 항공당국의 허가, 지상조업 계약 등의 운항준비 기간을 거쳐 빠르면 하계 운항 일정이 시작되는 다음달 31일부터 취항이 가능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심의는 독점노선의 해소와 지방공항 중장거리 노선 취항 등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중국 등 주요국가와의 항공회담 등을 통해 항공사에는 운항기회의 확대, 국민에는 항공편 증편 등을 통한 편의향상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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