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분기 유럽항로 최대 이슈는 선사들의 대대적인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과 운임 회복이다. 선사들이 선복조절을 통해 운임을 어느 정도 끌어올리느냐가 남은 하반기 실적회복의 키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선사들은 우리나라 추석과 중국 국경절에 대응하기 위해 임시결항에 나선다. 프랑스 CMA CGM과 중국 코스코, 대만 에버그린, 홍콩 OOCL 등 4개 해운사로 구성된 전략적제휴그룹(얼라이언스) 오션은 아시아발 유럽·지중해행 일부 루프에서 감편을 실시한다. 이번 감편은 10월에 시작되는 중국 국경절을 맞아 컨테이너 물동량의 일시적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진다. 오션은 아시아-유럽·지중해항로에서 10월 초 총 7개 루프에서 감편을 실시한다.
2M 역시 9월 말부터 수요 감소에 따라 유럽서비스(AE2)를 잠정 중단,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의 휴항을 계획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다음달 지중해·북유럽 등 6개 노선에서 임시결항을 진행할 예정이며, 디얼라이언스에 속한 독일 하파크로이트도 선박 유지 보수를 이유로 투입 선박을 줄인다. 선사들의 이번 공급 축소는 운임하락을 막을 수 있는 적극적인 대응으로 풀이된다.
선사들은 임시휴항 이후 두 차례의 운임회복을 통해 떨어졌던 운임을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유가상승과 운임하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선사들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부진을 겪었다. 중국 국경절 이후 진행될 운임회복 성공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을 것으로 선사들은 기대하고 있다.
운임회복 시기는 10월 말이며, 인상액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50~200달러가 될 것으로 선사들은 내다보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올해 4분기 유럽항로 시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판단돼 운임방어를 위해서라도 GRI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반짝 오름세를 보였던 아시아발 유럽행 운임은 9월 들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유가상승 탓에 EBS(유가할증료)를 화주들에게 별도로 적용했던 선사들이지만 운임인상(GRI) 시도가 무위에 그치며 운임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SSE)가 발표한 9월7일자 상하이발 북유럽행 컨테이너 운임은 TEU당 885달러를 기록했다. 전달 950달러대에서 하락반전했다. 중국-지중해항로 운임 역시 870달러를 기록, 전달과 비교해 20달러 하락했다.
유럽 수출항로 물동량은 2개월째 마이너스를 보였다. 영국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CTS)에 따르면 6월 아시아 15개국발 유럽행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1.7% 감소한 136만1000TEU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중국발 선적이 부진하면서 물동량 감소를 이끌었다.
선적지별로 보면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중국이 3.1% 감소한 97만6000TEU에 그쳤다. 2위 한국은 4.2% 감소한 8만9000TEU로 2개월 연속 마이너스였지만, 3위 베트남은 3.3% 증가한 6만1000TEU로 집계됐다. 4위 태국은 4.4% 증가한 4만5000TEU, 5위 일본 역시 9.5% 증가한 4만1000TEU를 기록했다. 이밖에 6위 대만은 7% 증가한 3만3000TEU, 8위 말레이시아는 0.4% 증가한 2만9000TEU였다.
6월 유럽발 아시아행 수입항로 물동량은 5.9% 증가한 66만5000TEU로 2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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