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세관, 1조원대 선박유 불법거래 공급업체 적발

▲ 범칙 거래도

해외에 페이퍼컴퍼니를 차려놓고 11년간 1조원이 넘는 규모의 선박 연료유를 공급한 유류매매업체 8곳이 적발됐다.

부산세관은 홍콩 싱가포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및 해외계좌를 이용해 국내 선사들에게 1조1000억원 상당의 선박연료유를 공급한 국내 무등록 유류매매업체 8개사를 적발하고, 외국환거래법 위반혐의(해외불법예금)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우리나라는 일정한 시설 등을 구비한 등록업체만이 유류 매매가 가능하다.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은 해외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가 선사에 선박유를 공급하는 것처럼 가장하고, 판매 및 구매대금도 해외계좌를 이용해 영수 및 지급하는 방법으로 선박유를 거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해외에 불법예금한 금액이 11년 동안 1조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대형 정유사에 근무하다가 퇴직한 이모 씨는 지난 2007년 국내외 선박회사와 정유회사 간 선박 연료유 매매를 중계할 목적으로 서울 종로구에 H사를 설립했다.

이 씨는 국내에 설비한 H사가 석유사업법에서 요구하는 자본금과 저유시설 등 설비를 갖출 자금이 부족하자 조세피난처인 홍콩 싱가포르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비하고 계좌를 개설했다.

지난 10년간 홍콩 등에 등록한 페이퍼컴퍼니 3개社 명의로 개설한 그는 홍콩 은행계좌를 통해 유류 판매대금 약 3600억원을 미신고 해외계좌에 입금함으로써 외국환거래법(해외불법예금)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세관 관계자는 “해외 페이퍼컴퍼니의 비밀계좌를 이용한 선박유 불법거래가 외국환거래질서를 흐트러뜨리고 무등록 유류공급업체 난립으로 석유시장의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앞으로도 단속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