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이 ‘레이팅 트리거’ 수준과 비슷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이 ▲경쟁구도 변화에 따른 영업수익성의 제약 ▲늘어나는 유동성 위험 ▲그룹 재무부담 확대에 따른 계열사 위험이 커졌다며 ‘레이팅 트리거’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레이팅 트리거는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으로부터 위험을 줄이기 위한 거래구조로,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활용하는 장치 중 하나다. 한신평은 지난해 11월 이 회사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재무부담 확대로 은행권과 공모채시장 등에 대한 접근성이 저하돼 최근 항공운임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장래채권 ABS 발행에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신평은 ABS 발행에 대해 자산보유자인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대비 두 노치(단계) 높은 BBB+(sf)의 신용등급을 부여했다. 우선 항공산업의 특성과 아시아나항공의 산업 내 지위를 고려해 재무적 어려움에 빠진 상황에서도 영업의 지속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또 예상 초과담보 수준을 반영해 영업위험이 재무위험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ABS 신용등급은 자산보유자가 영업활동을 지속해야 유동화 기간 동안 기초자산이 실제로 발생해, 자산보유자의 신용도에서 자유롭지 못한 편이다. 하지만 산업의 특성과 업계 지위, 영업력 등을 고려해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채권 발생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ABS 신용등급은 자산보유자의 신용등급보다 높을 수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ABS 구조는 신탁조기지급사유가 발생하면 매출채권 회수액으로 ABS 원리금 등을 우선적으로 상환해야 한다. 자산이 발생하거나 회수액이 감소할 때 조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신탁조기지급사유는 이 회사의 유효신용등급이 BB+ 이하로 하락할 때 고려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주력 사업지역을 중심으로 저가항공사들이 치고 나오면서 항공산업 내에서의 경쟁강도가 심화되는 점도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유동화차입금의 비중이 높아지고 차입금의 만기 구조가 단기화되고 있어 ‘레이팅 트리거’를 고심 중인 아시아나항공은 재무적 대응능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산업 내 지위와 영업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신평은 아시아나항공의 항공운임채권 기초 ABS의 신용등급에 대해 자산보유자의 신용등급 대비 2노치를 높이는 대신 ▲유사 시 매출채권의 발생/회수와 영업의 지속 가능성 ▲초과담보 수준의 변화 ▲항공산업 내 지위 및 신용도 ▲유동성 확보로 재무안정성 개선 및 금융시장의 신뢰 회복 등을 모니터링 한다는 계획이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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