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는 새해 운임회복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안정적인 모습을 구가하고 있다. 물동량도 정해 놓은 선적성한선(실링)을 달성하는 등 견실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취항선사들은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를 중심으로 새해 1월1일부터 도입한 기본운임인상(GRI)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인상 폭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0달러로, 직교역(로컬) 화물뿐 아니라 삼국간화물과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까지 대상이 됐다. GRI 성공으로 주요 국적선사들이 공표한 부산발 일본 게이힌(도쿄·요코하마·나고야) 한신(고베·오사카)행 해상항로 운임은 200달러선까지 상승했다.
선사 관계자는 “1월이 비록 비수기이긴 하지만 실링을 통해 공급을 조절하고 있는 한일항로 특성상 운임회복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며 “최근 들어 연료비도 톤당 400달러를 넘어선 터라 비용 보전을 위한 요율 인상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물동량도 강세다. KNFC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일항로 컨테이너 수송량은 13.7% 증가한 17만1281TEU였다. 1년 전의 15만654TEU에 비해 2만TEU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정점이었던 7월의 17만1851TEU에 육박하는 호성적이다. 특히 3.8% 증가한 로컬화물(6만6526TEU)과 33.4% 증가한 삼국간화물(8만100TEU)은 지난해 월간 실적 중 최고치였다. 다만 피더화물이 7% 감소한 2만4655TEU에 머물면서 전체 실적은 7월을 뛰어넘지 못했다. 이로써 11월까지 누계회물은 5% 증가한 176만1699TEU를 기록했다. 수출은 4% 늘어난 99만7580TEU, 수입은 6.4% 늘어난 76만4119TEU였다.
11~12월 실링은 달성률이 저조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동진상선 한 곳을 빼고 모두 밑돌았다. 다만 실링이 99%로 매우 높았던 데다 12월 말 항차를 비수기인 1월 초 실적으로 이월시킨 게 달성률 부진의 원인이었던 만큼 물동량 자체가 저조했다고 볼 수는 없다는 평가다.
선사들은 올해 1기(1~2월) 실링을 95%로 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당초 92.5%로 정했다가 물동량이 호조를 띠자 94%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반면 원화 강세로 수출화물이 약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는 선사도 포착된다.
우려되는 점은 원양선사들의 한일항로 진출이다. 특히 4월 출범을 앞두고 있는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가 신규 노선을 개설한다는 소문이 감지되고 있다. 3대 정기선사인 NYK MOL 케이라인이 통합해 출범하는 ONE은 원양항로 화물을 직접 운송한다는 명목으로 한일항로 진출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현대상선도 호시탐탐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부산과 일본 게이힌 한신을 연결하는 JF1을 개설한 현대상선은 월간 로컬물동량 50TEU만 싣는다는 당초 약속을 깨고 집화물량을 늘리고 있다. 최근 근해선사와 가진 회의에서 선적상한선을 월간 400개까지 늘리겠다는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근해선사들의 강한 반발로 종전 상한선을 지키는 걸로 해프닝은 일단락됐다. 이처럼 원양선사들이 계속해서 한일항로의 노크를 두드리면서 시장이 교란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이 확산되고 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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