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조선사들이 현대미포조선의 벌크선 수주 방침 전환을 경계하고 있다. 벌크선 수주를 놓고 한국 조선소와 경쟁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도 프로덕트(석유제품)선 및 중형 탱크선에서 벌크선으로 건조 선형을 변경할 것으로 보여 일본 조선업계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미포는 최근 몇 년 동안 MR(미디엄레인지)형 프로덕트 탱크선을 주력으로 건조해 왔다. 과거에는 대형 해운사로부터 2만~3만t급의 벌크선을 일괄 수주하는 등 중소 벌크선 건조실적도 가지고 있다.
일본 조선소가 경계하고 있는 것은 현대미포조선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선사(바흐리)가 지난달 27일 계약한 8만t급 캄사르막스의 안건이다. 바흐리는 신조 캄사르막스 4척을 현대미포에 발주했으며, 선가는 척당 3000만달러라고 발표했다.
일본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재 일본조선소가 제시하는 캄사르막스의 신조선 가격은 척당 2800만~2850만달러 수준이다. 일본 조선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조선소는 드라이선의 선대가 채워지면서 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바흐리가 발주한 캄사르막스 4척은 납기가 2020년으로 선물임에도 불구하고, 선가가 일본 선사에 비해 7% 높다. 현재는 환율이 1달러=108엔으로 엔고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일본 조선소로서는 선가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한국 조선소는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유조선, 가스선 시황이 모두 무너졌다. 한국 선사가 앞으로 수주 선형을 벌크선으로 바꿀 경우 일본 조선소가 가장 자신 있는 선형으로 경쟁하게 된다.
< 외신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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