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조선소 수주잔량 부문에서 국내 조선사들의 순위가 눈에 띄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전 세계 조선소 수주잔량 부문에서 국내 조선사들의 순위 하락이 줄을 이었다. 지난해 41위에 자리한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는 올해 82위로 순위가 곤두박질쳤다. 일감도 20만2천CGT로 전년과 비교해 50만CGT에 달하는 물량이 빠져나갔다.
‘톱 10’에 랭크돼 있는 현대미포 울산조선소와 현대삼호중공업 영암조선소도 순위 후퇴를 피할 수 없었다. 현대미포는 8위(202만4천CGT·91척)에서 10위(139만9천·65척)로, 삼호중공업은 5위(268만5천CGT)에서 9위(144만3천CGT·38척)로 순위가 각각 하락했다.
성동조선해양 통영조선소의 올해 7월 말 수주잔량은 38만2천CGT(51위)를 기록, 27계단이나 떨어졌다. 이밖에 가동을 중단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올해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지난해 7월 군산조선소는 53만8천CGT(14척) 규모의 일감을 보유, 50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수주잔량 부문에서 1~3위를 나란히 차지한 국내 대형조선사들도 일감 감소를 피할 수 없었다.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의 7월 말 수주잔량은 596만4천CGT(수정환산톤수·82척)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약 128만CGT의 일감이 빠져나갔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역시 각각 427만4천CGT(85척)→333만1천CGT(69척) 397만3천CGT(75척)→303만9천CGT(57척)로 줄었다.
수주잔량을 늘린 국내 조선소는 대한조선이 유일했다. 대형조선사들과 비교해 수주량은 적었지만 조선 불황 여파에도 일감을 늘렸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대한조선은 올해 잇따른 탱크선 건조계약을 성사시켰다. 61위에서 48위로 순위도 13계단이나 끌어올렸다. 수주잔량은 43만2천CGT(15척)에서 44만8천CGT(17척)로 소폭 늘었다.
올해는 크루즈 건조를 주력으로 하는 조선소들의 상승세가 매섭다. 독일 파펜버그에 소재한 메이어베르프트는 6위(173만3천CGT·12척)에 이름을 올렸으며, 메이어투르크도 크루즈선 건조량 증가에 힘입어 12위(123만7천CGT·8척)에 자리했다. 메이어베르프트와 메이어투르크는 전년에 각각 11위(146만7천CGT) 42위(71만7천CGT)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중국 일본 조선소들의 약진도 눈에 띤다. 이마마리 사이조조선소는 183만5천CGT의 수주잔량을 기록, 현대삼호중공업을 밀어내고 5위로 올라섰다. 중국 후둥중화 상하이조선소 역시 10위(169만1천CGT)에서 8위(146만8천CGT)로 순위를 2계단 끌어올렸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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