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라마이다스(SM)그룹의 (주)STX 지분 인수가 대한해운의 재무안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1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STX는 기존 STX그룹 해체 과정에서 사업적 재무 펀더멘털(기초여건)이 크게 훼손된 상태로, 향후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추가적인 자본확충 등 대한해운과 계열사들의 재무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대한해운이 SM그룹 확장 과정에서 지난해 대한상선(옛 삼선로직스) 인수, 올해 1월 한진해운 인수(SM상선)에 이어 이번 인수합병(M&A)에도 참여하면서 계열리스크 노출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한기평은 STX 지분 인수에 대한 직접적인 자금지출은 대한해운 규모에 비해 크지 않은 수준이라면서도 이후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재무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SM그룹의 공격적인 투자정책이 지속될 경우에는 회사 신용도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인수합병(M&A)으로 일부 사업적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STX가 비철금속, 철강, 연료(석탄석유류) 등 원자재 수출입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어 벌크선사인 대한해운과 대한상선의 운송물량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STX와 자회사를 통해 벙커링, 선박기자재 조달 및 선박관리서비스 등을 계열내 내재화함으로써 구매경쟁력 강화도 일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STX 지분 매각주체인 채권금융기관협의회는 지난달 13일 예비입찰을 통해 대한상선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며, 이후 지분 양수도 조건 관련 협의를 거쳐 28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앞으로 STX에 대한 확인 실사와 잔금 지급을 통해 거래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인수주체인 대한상선 컨소시엄은 대한해운을 비롯해 이 회사가 71.3%를 가지고 있는 대한상선를 포함한 SM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로 구성돼 있다.
STX는 STX팬오션, STX조선해양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을 직간접적으로 지배하면서 과거 STX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했으나 그룹이 해체되면서 무역부문 중심의 종합상사업을 벌이고 있다. 자회사로 STX마린서비스, STX리조트, STX인터내셔널트레이딩(싱가포르) 등을 두고 있으며 2014년 1월 이후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자율협약) 하에서 경영정상화계획을 이행 중이다.
STX의 지난해 말 기준 연결 자본총계 -3306억원의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가 지난달 31일자 공시를 통해 대규모 출자전환을 통해 자본잠식을 해소했다.
채권금융기관협의회는 3월10일 총 3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하고 22일 납입을 마무리했으며 외부감사 결과 연결 기준 자본총계는 335억원으로 확인되고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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