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11-01 18:52
한국무역협회 한국하주협의회(회장 김재철)는 아시아나항공의 최근 유류할
증료 도입 움직임에 대해 무역업계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관련업계에 건의하
는 등 강력히 저지할 입장이라고 11월 1일 발표했다.
하협은 지난 9월 16일부터 대한항공을 비롯한 국적항공사들이 유가인상을
명분으로 미주행 수출항공운임을 전격 인상한 뒤 불과 1개월만에 또 다시
유가인상을 이유로 운임인상을 추진하려는 것은 이용자인 하주들의 부담을
고려하지 않는 공급자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하주들은 그동안 국제유가의 급등락에 따라 유가인상이 불가피했던 점은 부
분적으로 인정하나 이에 대해 항공업계는 항공유 구매단가의 상승으로 유
류비가 운항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증가해 엄청난 영업이익적
자를 보고 있어 운임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반응이다.
하주들은 항공업계의 이 같은 입장을 납득할 수 없다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
다.
하협측은 “최근 무역업계는 수출채산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향후 전망
이 불투명한 상황”이고 “금년 상반기중에도 수출채산성은 원화표시 수출
가격의 하락(2.9%)과 생산비의 상승(5%)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7.8%가 악화
된 점”을 내세워 운임인상 철회를 요구했다.
또한 현재 무역업계는 주종수출품목인 반도체, 전자, 섬유, 철강, 화학 등
주요품목의 수출여건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어 내년도 수출목표 및 사업계획
수립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체수출의 13%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의 경우 수출가격이 매년 15~2
0% 이상 떨어지고 있고 금년 들어서는 64SD램 가격은 이미 5$대라 붕괴되어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차세대 주력품목인 128MD램 가격도 10$대가
무너져 반도체 수출업계의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어 수출목표 달성
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저가의 비메모리분야 반도체 수출의 경우에는 무환수
탁가공무역의 형태로 수출하고 있는데 유류할증료가 도입될 경우 몇 센트의
마진차이로 거래선을 잃게 될 위기에 처해 있다.
또한 반도체 등 주력수출품목외에 섬유, 자동차부품등 전통산업도 운임인상
을 자체에서 흡수하기는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남미쪽으로 섬유원단을 수
출하고 있는 S사의 경우 지난번 미주행 운임인상의 여파로 수출인보이스가
격에서 운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45%를 넘고 있는데 유류할증료가 새로이 도
입될 경우 수출채산성이 역마진으로 항공편 수출을 포기해야 할 입장이다.
이와 같이 소폭의 수출마진으로 해외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무역업계와는 달
리 항공업계는 99년 물동량 호조와 사상최대의 매출과 경상이익을 기록한
이래 금년에도 항공화물 수요급증으로 상당한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고 주장했다.
하협은 무역업계가 환차손으로 수출채산성 악화로 연말 수출목표 달성에 어
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여 항공물류비의 연속적인 인상시도를 자제
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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