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물류시장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대형물류기업들의 영업실적이 대부분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 세계 무역량 감소와 무한 경쟁 돌입으로 기업들이 꺼내든 카드는 원가 절감과 M&A(인수합병)였다.
물류부문서 고른 성장세 일궈
물류 부문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시현한 기업은 현대글로비스였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1~12월) 물류 부문(해외물류·국내물류)에서만 7조4296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전체 매출 15조3406억원 중 48.5%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중 해외물류에서 발생한 6조2119억원의 매출은 전체 실적에서 40.6%를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국내물류 부문은 TPL(3자물류) 물량 증가와 철강 운송 확대로 1조207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대글로비스는 해외법인의 성장이 지속되며 2016년에도 7조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매출 6조원 고지를 돌파한 CJ대한통운의 실적도 전년에 비해 개선됐다. CJ대한통운의 지난해 매출액은 6조819억원으로 전년 5조558억원 대비 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84억원으로 전년 1866억원 대비 22% 뛰었다.
이 회사는 CL(계약물류), 글로벌, 택배 등 전 사업에서 고른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CL 부문에서는 전년 2조1355억원 대비 10.5% 성장한 2조3604억원을, 글로벌 역시 1조8972억원으로 39.1% 폭증했다. 택배 사업에서도 9억 박스 돌파에 힘입어 1조8244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CJ대한통운은 CJ로킨에 이어 센추리로지스틱스 인수, 국내 포워딩 부문의 신규수주 확대 등으로 매출 신장을 일궜다.
삼성SDS의 물류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도 전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삼성SDS는 컨설팅과 아웃소싱을 통해 IT서비스에서 4조741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약 5000억원의 매출이 줄었다.
반면 삼성SDS의 지난해 물류부문 매출은 3조4384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2조6060억원에 견줘 32%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306% 폭증한 1734억원을 달성했다. 삼성SDS 측은 “판매물류 사업확대와 원가혁신 활동으로 증가한 실적을 내놓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판토스 ‘웃고’ 인터지스 ‘울어’
범한판토스를 품에 안은 LG상사의 지난해 영업실적도 호조를 보였다. 지난해 LG상사의 물류 부문 매출은 3조원(잠정치)으로 전년 1조5158억원 대비 2배 이상 뛰었다. 영업이익 역시 2015년 538억원에서 2016년 744억원으로 38% 성장했다. 범한판토스의 실적이 2015년부터 5월부터 반영된 덕에 LG상사의 물류 부문 매출은 크게 신장됐다. 아울러 전체 매출 부문에서 10%대를 차지했던 물류 수익 역시 25% 안팎으로 확대되며 회사의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힘을 보탰다.
LG상사 관계자는 “지난해 범한판토스 손익이 전부 반영되며 실적이 더욱 늘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 회사의 4분기 영업이익(물류)은 184억원으로 전 분기 112억원에 견줘 72억원 증가했다. 성수기 영향 및 W&D(내수물류) 신규 물량 증가가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
인터지스의 영업실적은 전년에 비해 뒷걸음질 쳤다. 이 회사의 지난해 해운·물류 매출은 4653억원으로 전년 5995억원 대비 22% 후퇴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63% 급감한 107억원으로 집계됐다. 인터지스 측은 “해운시황 악화와 브라질 건설 물류 종료로 매출액 및 영업이익 감소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한솔로지스틱스의 영업이익도 50억원으로 전년 6억원 대비 큰 폭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매출 역시 전년 대비 3% 증가한 384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36억원으로 전년 562억원과 비교해 94% 급감했다. 한솔 측은 “원가 효율화를 통해 영업이익이 증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 급감에 대해서는 “전년 분할합병으로 인해 분할 순자산의 분할처분이익이 전년 손익으로 반영됐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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