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05 10:02

운명의 기로 현대重 군산조선소…지역사회 긴장

도크 폐쇄 분위기 확산에 우려감 커져
전북도·군산시·상공인 등 “존치” 목소리
조선업 경기불황으로 수주 가뭄에 시달리는 국내 대형 조선소 3사에 위기가 닥치면서 불똥이 군산까지 튀면서 지난 2010년 3월 야심차게 문을 연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6년만에 존폐의 기로에서 최후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곳과 연결된 수많은 근로자들은 ‘그래도 뭔가 잘 될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갖고 무거운 발걸음을 떼고 있지만 현실은 그저 가혹하기만 하다.

최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계열사 대표 자살 소식에 이어 “군산조선소의 가동 중단이 확실시 된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면서 이들을 절벽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것. 특히 도내 정치권과 상공인 및 지역 단체들이 ‘군산조선소 존치’를 연일 외치고 있지만 아쉽게도 메아리 없이 허공만 맴돌고 있는 상황이다.

6년 만에 위기…대량 실직 우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지난 2010년 3월 1조200억원을 투자해 군산 산업단지 181만㎡에 조성됐으며 130만톤급 도크 1개와 1650톤급 골리앗 크레인을 갖추고 있다. 올해 9월말 기준 고용인원은 4547명(조선소 662명, 사내외 협력사 3885명)이며, 지난해까지 4조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조선소는 전북 수출의 8.9%, 제조업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도내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산업체다. 특히 이곳은 군산경제의 24%, 수출의 20%를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동안 납입한 지방세 역시 360억원에 달하는 등 군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하지만 조선업계 불황에 따른 현대중공업이 수주 가뭄에 처하면서 군산조선소도 큰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작업물량을 배정받지 못한 상황에서 이미 배정된 LPG선박 2척마저 지난 7월 울산본사로 이전됐다.

군산조선소의 현재 물량들은 내년 3월이면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이며 그 이후의 선박물량 배정은 불투명한 상태다. 군산조선소는 수주 일감이 적어짐에 따라 그 여파로 지난달 기준 700여명이 실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내 조선업 종사자 수도 지난 5월 5489명, 6월 4825명, 7월 4740명, 8월 4697명, 9월 4547명으로 계속 줄고 있다.

한 조선 관련 관계자는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중공업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별 다른 대책이 없다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불투명한 군산 조선소 미래

정부는 최근 ‘제6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으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의 도크 수를 31개에서 24개로 줄이기로 했다. 또한 직영인력도 6만2천명에서 4만2천명으로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중공업은 도크 2~3개를 폐쇄하는 자체 구조조정 방안을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은 울산조선소에 10개의 도크, 군산조선소에 1개 도크를 갖추고 있으며, 앞서 지난 8월 울산에 있는 1개 도크의 가동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이 또 다시 도크 폐쇄를 결정할 경우 군산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본사차원에서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이미 군산조선소 내부에서조차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향후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현대중 군산조선소 직원 A씨는 “현대중공업에 일한다는 자부심도 잠시, 불과 몇 년 만에 참혹한 운명을 맞게 될지는 몰랐다”며 “앞날 걱정이 태산이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역에서는 ‘현대중 군산조선소 존치’를 위한 목소리가 연일 터져 나오고 있다. 도내 상공인과 단체들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존치를 위한 긴급 호소문과 성명서 등을 잇 따라 발표하는 동시에 100만 범도민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또한 시내 곳곳에는 이들의 요구가 담긴 현수막으로 도배된 상태다.

한편 일각에서는 군산 산단 내 구조 및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군산 산단 입주업체들이 현대중과 한국지엠 등 대기업 의존도가 높다보니 원청의 적자 경영 위기가 곧바로 직격탄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기술개발과 미래지향적인 업종 전환 등을 통해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대책마련도 요구하고 있다.

< 군산=이환규 통신원 tomyd@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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