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은 단순히 항공기의 이착륙을 지원하는 시설을 넘어 공항을 중심으로 인적, 물적 교류를 촉진하는 거대한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시작했다.
최근 항공산업의 급속한 발전과 재편 움직임 속에서 학계와 항공업계의 전문가들이 모여 세계 공항이 직면한 도전의 성격을 규명하고, 허브공항의 역할과 미래비전을 재조명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6월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에서 세계 항공업계의 현안과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2016 세계 항공허브 콘퍼런스’를 열었다.
콘퍼런스에서는 공항 운영 효율화, 항공 네트워크 강화, 항공화물의 미래, 허브공항의 미래성장 등 허브공항과 관련된 주제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이 심도 있는 토론이 이어졌다.
행사 첫날인 29일에는 ICAO(국제민간항공기구)의 토루 하세가와 운송부국장, ACI(국제공항협의회)의 패티 차우 아·태 사무총장, 브리티시콜롬비아대학의 안밍 짱 교수 등이 기조연설자로 나서 세계 항공허브의 미래도전과 성장기회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허브공항의 도전과 과제’를 주제로 한 1세션에서는 세계적인 공항 건설/운영 컨설팅회사인 랜드럼앤브라운의 게리 깁 아·태 사장이 좌장으로 나서 IATA(국제항공운송협회) 아·태 지사장(비눕 고엘), 코펜하겐공항 CIO(크리스찬 폴젠), 서울대 산업공학과 조성준 교수, 인천공항공사 이광수 본부장 등과 함께 첨단 IT와 인공지능 등의 활용을 통한 공항운영 프로세스 자동화와 효율성 제고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대형항공기 공급 증가로 공항수용능력 중요성↑
30일 진행된 2세션에서는 ‘허브네트워크 강화’를 주제로 최근 저비용항공사(LCC)의 약진 속에 변화하고 있는 항공네트워크의 패턴과 공항 역할 등에 대해 토론이 진행됐다.
LCC 성장의 항공산업 파급효과, LCC와 FSC(대형항공사)간의 성장전략 차별화 방안, 국가 간 항공자유화 확대 추세와 미래 항공수요 성장에 대비한 항공네트워크 최적화 방안, 항공사 영업환경별 기재 운용전략, 항공산업 지형변화에 따른 허브공항 성장전략 등 허브공항과 관련한 폭넓은 이슈들이 집중 논의됐다.
네덜란드의 SEO 경제연구소 기욤 버그와트 항공경제실장은 “항공 연계성은 세계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항공으로 전 세계가 이어지면서 시간과 비용이 줄어들고, 많은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게 됐다. 특히 인천공항은 아시아에서 가장 연계성이 좋은 허브공항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허브공항이 갖는 연계성의 프리미엄을 높이기 위해 직항을 더욱 늘리고, 허브항공사의 견인도 필요하다”며 “저비용항공사의 성장도 공항 활용도와 연계성을 끌어올려 허브공항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어버스의 로렌트 보이슨 임원은 동북 아시아항공시장의 변화에 대해 발표했다. 항공사들이 허브앤스포크(Hub-and-Spoke) 시스템에 더욱 박차를 가하면서 저비용항공사들의 항공기 주문이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아태지역에서 그 현상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는 “와이드바디의 항공기 중 54%가 아시아에 운항되고 있다”며 “허브앤스포크가 아시아에서 중요한 시스템이라는 것을 보여주며, 항공기 크기가 점점 커지면서 공항의 수용능력도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성장에 대한항공의 김용철 상무는 “LCC 증가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저가항공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경우에는 모회사는 높은 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LCC는 저비용으로 경쟁을 하면서 새로운 수요발생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수요가 발생하지 않으면 기존 모기업의 수요마저 저가화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의 정일영 사장은 “LCC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항공 교통 분담률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2017년 제2여객터미널이 완공하면 인천공항의 수용 가능한 여객은 7200만명으로 늘어난다”며 “LCC전용터미널을 구축할 지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항공시장 변화에 대처하고 인천공항 허브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연내에 결정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항공화물의 미래와 기회’를 주제로 한 3세션에서는 전자상거래 확대와 첨단 물류 혁신, 그리고 새로운 환적 비즈니스 기회 등이 논의됐다.
CJ대한통운의 정태영 상무는 “개인구매의 e커머스가 새로운 공항의 비즈니스모델로 떠오를 것으로 본다”며 “단순이 배송이 아닌 거점별로 자동화되고 효율화함으로써 하드웨어 관점에서 인천공항 자유무역 단지 내에 별도 국제특송 처리를 위한 인프라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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