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중동항로에서는 선사들의 선복감축 효과로 모처럼 해상운임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3월부터 5월까지 각 선사마다 매주 1척(약 6000~8000TEU급)의 선박을 투입하지 않는 것이 선복감축의 주된 내용이다. 선복감축 효과를 톡톡히 누렸던 중동항로 취항선사들은 4월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00~150달러의 운임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사들의 선복감축은 6월에도 진행된다. 공급량을 줄여 운임을 어떻게든 끌어올려보겠다는 심산이다. 다만 선사들의 운임상승 시도가 무위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부 선사들이 선복감축에 동참하지 않아 운임인상(GRI)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취급화물 중 40~50%라도 인상된 운임을 적용해야 하지만, 선복을 줄이고자 하는 선사들의 노력이 이뤄지지 않아 GRI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선사들의 임시휴항으로 올 초 바닥을 쳤던 중동항로의 해상운임은 상승세를 보였지만, 5월 들어 소폭 하락했다.
5월13일 상하이항운거래소(SSE)가 발표한 상하이발 페르시안걸프·홍해항로 평균 해상운임은 TEU당 40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600달러대를 목전에 두며 상승세를 보였던 운임이지만, 5월 들어 하락했다. 그중 한국발 제벨알리향 해상운임은 일부 선사들의 운임덤핑으로 낮은 상태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EU당 300~350달러의 해상운임이 시장에서 돌고 있지만, 최근엔 200달러선이 무너진 운임을 제시하고 있는 선사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선사 관계자는 “공급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일부 선사의 운임덤핑으로 인해 재미를 보기 어렵다”며 “운임을 다같이 올려야 선사들 모두 살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했다.
6월 초부터 시작되는 라마단 기간에 대비한 밀어내기 특수는 올해도 기대하기 어렵다. 중동으로 수출되는 굵직굵직한 프로젝트 화물이 크게 감소한 탓에 3~4년 전부터 밀어내기 물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선사들의 전언이다.
선사 관계자는 “생필품 등 기본적인 품목은 꾸준히 수출되고 있지만, 두바이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거의 없어 화물을 유치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란 경제제재 해제도 선사들에게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제재 해제에 발맞춰 잇따라 늘어난 선사들의 기항 탓에 화물집하 경쟁만 치열해졌다. 선사들의 경쟁은 자연스레 운임하락을 부추겼다.
한편 한국과 이란선사간 아시아-중동항로 미니 얼라이언스가 구성될 예정이다. 5월 초 한국선주협회는 한국과 이란 양국 선주협회간 상호발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선주협회에 따르면 양 협회 회원사들로 얼라이언스를 구성해 아시아-중동항로 서비스를 구축하는 방안을 집중 토의하기 위해 양국 선주협회간 공동 TF팀을 구성키로 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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