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SPP조선의 매각 MOU 체결로 인해 이란 국영선사 이리슬과의 선박 10척에 대한 계약이행 협상이 재개될 전망이다.
이리슬은 2008년 SPP조선과 3만5000DWT(재화중량톤수)급 벌크선 10척을 발주하기로 계약을 맺고 약 5000만달러의 선수금까지 지급했으나 미국의 경제제재가 시작되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최근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가 풀리면서 이리슬은 SPP조선과 선박 건조협상을 진행 중이며, 선종을 중국 조선소에 비해 월등히 경쟁우위에 있는 5만t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MR 탱커)으로 변경하는 조건을 협의하고 있다.
하지만 이리슬이 건조이행의 전제로 우리나라 금융기관으로부터 선박금융 제공을 요청하고 있는 점이 협상타결의 가장 큰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미 이리슬을 비롯한 이란 선주사들은 지난 경제제재로 기존 선박금융계약이 모두 해제돼 다시 선박금융을 조달해야 할 처지이며 새로 진행하는 신조발주 건도 선박금융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십분 활용해 중국 조선소들의 경우 정부의 선박금융 지원을 등에 업고 이란선주들에 대한 수주 전에 우리보다 한발 앞서 나서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입은행(이하 수은)에서는 한국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외국선주들에게 선박금융을 지원하고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고, 수은의 경우 최대 채권보유은행으로 SPP조선의 구조조정과 정상화를 모범적으로 주도해온 관계도 있어 선박금융 지원에 대한 긍정적인 역할이 기대된다. 또 산업통상자원부도 SPP조선과 이리슬간 건조이행 협상에 대해 조선 주무부서로서 관심과 지원을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SPP조선 관계자는 “이리슬과의 협상타결이 될 경우 수주가뭄 속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 될 것이며, 향후 한·이란간 협력증진과 확대를 위한 움직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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