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불황으로 캐피탈사들이 해운 고점 당시 금융리스를 제공한 국내 해운기업들의 선박을 처분하고 있다.
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중견선사인 창명해운과 보양해운은 각각 케이프사이즈 선박과 핸디사이즈 선박을 지난달 말 외국선사에 팔았다.
두 선박 모두 해운 고점이었던 2008년에 인수한 것들로, 선박 가격은 8년 전에 비해 10분의 1토막 났다.
창명해운은 16만9200t(재화중량톤)급 <시위너>(C. Winner)호를 그리스 선주사인 브레이브마리타임에 팔았다. 선가는 1100만달러 안팎으로, 영국 선가조사기관인 베셀즈밸류닷컴에서 제시한 시세 1480만달러에 비해 380만달러가량 낮은 편이다.
지난 2008년 11월 우리나라 대한조선에서 지어진 8살짜리 케이프 벌크선은 길이 289m 폭 45m, 시속 15.6노트의 제원을 갖고 있다. 창명해운이 대한조선에 지불한 신조선가격은 1억달러 안팎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선박금융을 제공한 산은캐피탈이 등록소유자이며 창명해운은 수익적 소유자(beneficial owner)다. 한국선급에서 선박검사증서를 받았으며 보험은 노스오브잉글랜드(NOE)다.
보양해운은 2만8400t급 벌크선 <매직오리엔트>(Magic Orient)호를 익명의 중국 선주사에 팔았다. 선박가격은 150만달러로, 베셀즈밸류의 평가보다 10만달러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 선박은 지난 1995년 일본 이마바리조선소에서 지어졌으며 2008년 보양해운에서 인수했다. 금융리스를 지원한 신한캐피탈이 등록소유자이며 한국선급에서 선급증서를 취득했다.
보양해운은 8년 전 3920만달러를 주고 이 선박을 사들였으며 당시 신한캐피탈로부터 금융리스를 통해 1058만달러를 차입했다. 8년 새 선박가격이 3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매직오리엔트>호는 13년차를 맞은 벌크선사인 보양해운의 유일한 사선으로, 선사 측은 선박 매각으로 외항해운업 면허를 반납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보양해운은 2척의 사선대를 운영하다 2012년 2월 <매직포티스>를 45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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