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07 21:17

캐피탈사, 국적해운사 벌크선 잇달아 외국에 매각

창명해운 보양해운 한척씩 처분

해운불황으로 캐피탈사들이 해운 고점 당시 금융리스를 제공한 국내 해운기업들의 선박을 처분하고 있다.

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중견선사인 창명해운과 보양해운은 각각 케이프사이즈 선박과  핸디사이즈 선박을 지난달 말 외국선사에 팔았다.

두 선박 모두 해운 고점이었던 2008년에 인수한 것들로, 선박 가격은 8년 전에 비해 10분의 1토막 났다.

창명해운은 16만9200t(재화중량톤)급 <시위너>(C. Winner)호를 그리스 선주사인 브레이브마리타임에 팔았다. 선가는 1100만달러 안팎으로, 영국 선가조사기관인 베셀즈밸류닷컴에서 제시한 시세 1480만달러에 비해 380만달러가량 낮은 편이다.

지난 2008년 11월 우리나라 대한조선에서 지어진 8살짜리 케이프 벌크선은 길이 289m 폭 45m, 시속 15.6노트의 제원을 갖고 있다. 창명해운이 대한조선에 지불한 신조선가격은 1억달러 안팎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선박금융을 제공한 산은캐피탈이 등록소유자이며 창명해운은 수익적 소유자(beneficial owner)다. 한국선급에서 선박검사증서를 받았으며 보험은 노스오브잉글랜드(NOE)다.

보양해운은 2만8400t급 벌크선 <매직오리엔트>(Magic Orient)호를 익명의 중국 선주사에 팔았다. 선박가격은 150만달러로, 베셀즈밸류의 평가보다 10만달러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 선박은 지난 1995년 일본 이마바리조선소에서 지어졌으며 2008년 보양해운에서 인수했다. 금융리스를 지원한 신한캐피탈이 등록소유자이며 한국선급에서 선급증서를 취득했다.

보양해운은 8년 전 3920만달러를 주고 이 선박을 사들였으며 당시 신한캐피탈로부터 금융리스를 통해 1058만달러를 차입했다. 8년 새 선박가격이 3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매직오리엔트>호는 13년차를 맞은 벌크선사인 보양해운의 유일한 사선으로, 선사 측은 선박 매각으로 외항해운업 면허를 반납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보양해운은 2척의 사선대를 운영하다 2012년 2월 <매직포티스>를 45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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