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경제강국 ‘G1’을 노리고 있는 중국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제조업 강국이었던 이 나라는 인터넷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 경제로 전환하며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시점에 우리나라 기업들도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고 이에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글로벌 물류기업을 탄생시키기 위해 지난 2012년에 창립된 ‘글로벌 물류기업 CEO 포럼’이 지난 9일 롯데호텔 서울 에메랄드룸에서 열렸다. 올해 네 번째를 맞는 이날 포럼은 중국 경제의 현황과 전망, 물류기술 혁신이 물류기업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소비강국으로 변화한 中에 주목해야
최근 중국의 서비스업은 제조업을 뛰어넘으며 주력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국의 올해 전 세계 소비 점유율은 46%이며, 그 금액만 1168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 소비 중 78%(910억달러)는 해외구매로 이뤄지고 있다. 제조대국이던 중국이 이제는 소비대국으로 바뀐 것이다.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전병서 소장은 ‘중국 경제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을 구경제(전통산업)가 아닌 신경제(IT+소비산업)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제조 강국이었던 중국이 더 이상 제조업을 위한 정책을 펴지 않을 것이며, 우리나라는 이 나라의 변화에 대비해 하드웨어가 아닌 인터넷과 서비스 등 소프트웨어에 집중해야 된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경제의 신성장 정책 속에 물류산업의 업그레이드와 효율제고도 포함돼 있어 우리나라 물류기업들은 소비서비스, 상업서비스, 생산서비스, 정신문화서비스 등 신성장 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이 소비대국으로 변화하면서 필요한 산업은 소비, 환경, 엔터테이먼트, 운송 등이며, 이 분야에 물류기업들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 e-비즈니스가 물류산업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며, 물류업계는 핀테크, 에듀테크, 헬스테크 등 신성장산업에 주목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물류창고 빠른 화물 처리속도가 업계 경쟁력 좌우
물류업계가 주시해야 할 6가지 트렌드도 소개됐다.
CJ대한통운 종합물류연구원 어재혁 원장은 ‘물류기술 혁신과 영향’이라는 주제발표에서 물류업계의 주요 흐름으로 ▲소량·소형화 ▲공유 ▲초연결 ▲편리 ▲재미 ▲융합 등 6가지를 꼽았다. 소량·소형화에 대해 어 원장은 크지는 않지만 작고 많은 전문 소형매장이 물류업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단위, 주거, 제품 등 다방면에서 소량·소형을 소비자들이 선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유에서 공유로 소비의 개념이 변하며 중고·리퍼브 시장도 물류업계가 주목해야 할 요소로 꼽혔다. 이밖에 서브스크립션 커머스(정기배송서비스), 큐레이션 커머스(전문가가 고객을 대신해 제품을 선별하는 서비스), 가정 간편식 등의 편리성도 물류업계에 가져다 주는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미래의 물류 패러다임도 전망됐다. 어 원장은 자동화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2020년에는 ‘스마트 로지스틱스’가, 2025년에는 무한 확장 플랫폼의 등장과 가상공간의 ‘플랫폼 로지스틱스’가, 2030년에는 자발적인 환경 대응이 가능한 자생물류가 등장하는 ‘A&I(Autogenous·자생기능) 로지스틱스’가 미래 물류시장의 패러다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어 원장은 유통·물류업계가 주목해야 할 부분을 ‘물류센터’로 꼽았다. B2C(기업 대 소비자 거래)의 변화가 많고, 점점 온라인을 이용한 구매가 늘어나면서 물류센터 안에서 얼마나 빨리 많은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김성귀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 박재억 한국통합물류협회장, 박경철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 차미성 한국국제물류협회 부회장을 비롯해 글로벌 물류기업 CEO 및 임원들이 참석했다.
이날 박경철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은 인사말을 통해 “중국 경기와 내수시장이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물류업계 CEO 분들이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시 많은 고민이 있을 것으로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면서도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세계 변화를 읽고 잘 준비하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어려운 물류기업의 위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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