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임인상(GRI) 시도 없이 6월을 보낸 호주항로는 오는 7월 시작과 함께 운임 끌어올리기에 나선다. 호주항로를 취항하는 정기선사 관계자들은 계절적 성수기인 하반기엔 중국발 물량이 늘어 상반기보단 조금 나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호주항로는 오는 7월1일 GRI에 시동을 건다. 20피트컨테이너(TEU)당 300달러, 40피트컨테이너(FEU)당 600달러의 GRI가 예정돼 있으나 적용 여부는 미지수이다. 시장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기 때문이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집계한 호주항로의 6월12일자 운임은 TEU당 306달러로 일주일 전보다 약 40달러 하락했다. 올해 1월9일만 해도 상하이-호주 노선의 운임이 TEU당 660달러를 기록했었지만 6개월 사이 반토막이 되버렸다.
매년 연장됐던 비수기 프로그램의 연장 논의도 백지화됐다. 지난해 호주항로를 취항하는 정기선사들은 시황 침체에 따라 6월까지 시행하던 비수기 프로그램을 6주 가량 연장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비수기 프로그램을 가동하던 시기에도 운임 인상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연장을 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중국 경기 침체는 호주 노선에 악영향을 미쳤다. 매년 8%대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던 중국의 경우 올해 성장률이 7%로 내려앉으며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발 물량이 줄면서 아시아발 호주 노선에 타격을 줬다. 중국발 물량이 줄면서 선사들은 한국발 노선에 선복 할당량을 늘리고 있다. 이 때문에 호주항로를 취항하는 정기선사 관계자들은 선복할당이 늘어 소석률(선복대비화물적재율)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선사들은 하반기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7월 GRI를 적용시킨 후 성수기가 되면 운임 상승폭을 이어가겠다는 설명이다. 특히 중국 물량이 증가하는 하반기는 상반기보단 조금 나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호주항로를 취항하는 선사 관계자는 “국경절을 비롯해 중국 연휴 전 물량이 몰리는 시기에 운임 상승을 노릴 것”이라 밝혔다. 또 하반기 중국 물량이 증가한다면 정기선사들이 다시 중국발로 선복을 더 많이 할당해 한국 선복이 삭감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호주는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완료했다. 호주와 중국은 지난 17일, 2005년부터 시작된 10년이 넘는 긴 협상 끝에 FTA 체결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FTA를 통해 호주는 농산물, 와인, 유제품 등에 적용되는 관세를 인하해 연간 최대 200억호주달러의 수출 효과를 올릴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오스트레일리아 협의협정(AADA)이 집계한 5월 한국발 호주항로의 물동량은 약 6190TEU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6150TEU보다 소폭 상승한 것이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의 누적물동량은 약 2만9200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만8250TEU보다 약 3.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발 호주항로의 경우 물동량의 고착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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