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06-20 18:35
해양수산부 崔壯賢 공보관
우리 국민들의 주말보내기 종목 1호는 뭐니뭐니해도 등산이 아닌가 싶다.
등산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등산의 좋은 점이야 나열하기 부족함이 없을 것
이다. 우리나라는 산악국가다. 70%가 산악으로 구성된 우리나라는 등산을
할 만한 좋은 산이 부지기수이며 세계 대도시 중 특히 서울은 좋은 산으로
둘러싸인 특이한 도시에 속한다. 돈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운동이면서도 최
고의 운동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 다른사람과 같이 할 필요도 없고 다른
사람 눈치 볼 필요도 없다.
이기고 지는 경기도 아니므로 마음 편하게 자기 페이스대로 하면 된다.
우리나라는 이같은 산악국가이면서 또한 지형학적으로 세계 어느나라에도
뒤지지 않은 해양국가다. 3천2백여개의 도서 뿐아니라 11,500km에 달하는
해안선이 있다. 우리나라는 섬나라인 일본이나 영국 그리고 피요르트식 해
안으로 잘 알려진 노르웨이보다 육지면적대 해안선의 길이가 더 길다고 하
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바다와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어느
나라보다도 많이 부여된 천혜의 해양국가인 것이다.
그럼에도 21세기동안 등산이 가장 애로를 받는 여가선용이라는 패턴은 변하
지 않을 것인가.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21세기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산보다는 바다를 찾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주요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 국민들은 중산층 소리를 들으려면 최소한 요트 1대씩은 구비하고 있어
야 하며 주말이나 휴가철 상당기간을 가족, 친구들과 바다에서 보내야 한다
. 구릿빛으로 잘 그을린 몸의 소유자는 부와 성공의 화신으로 부러움을 받
는다. 여름 휴가철 대부분을 바다나 바닷가에서 보낸다. 좋은 해면을 낀 바
닷가 도시는 휴양, 레저, 스포츠의 메카로서 남녀노소의 다양한 기호를 충
족시켜 준다. 이러한 해양레저문화를 갖기 위해선 우선 국민소득이 2만달러
를 넘어야 하고 최소한 주말이 이틀은 돼야 하고, 휴가제도도 잘 정착돼야
하며 바닷물을 두려워하지 않는 최소한의 수영실력을 갖추어야 한다. 또 가
족단위로 휴일을 보내는 관습도 보편화돼야 한다.
지금 우리가 이러한 것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제약요건
이 조만간 해결되리라는 것은 불문가지의 사실이다.
미국같은 대륙국가도 미국인구의 80%가 해안에서 80마일 이내에 거주한다고
한다. 그만큼 바다와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주
요 대도시는 바다까지 자동차로 1시간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60km 범위내에
있다. 오히려 우리나라는 여건만 어느 정도 충족되면 다른 어느 선진국보
다 해양을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이 더 좋고 또 바다를 잘 선용해야만 하는
나라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해양레저에 대한 수요는 우리가 지금 예상하고 있는 시기보다 훨씬
더 빨리 아니 폭발적으로 우리에게 달려올 수 있다. 한국에선 특히 붐이라
는 사회학적인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요즘 서점에 가보면
바다여행에 관한 책들이 부쩍 늘었음을 알 수 있다.
불과 2년전만해도 이러한 책들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으나 이제는 바다를
증기기 위한 책들이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계속
될 전망이다. 아직 대규모라고 할 수는 없지만 바다관광, 바다레저수요가
급속히 늘고 있는 추세는 확실한 것이다.
그럼 이를 위해 우리는 어떤 대비를 해나가야 할 것인가?
우리가 전혀 사전에 대비하지 못한 가운데 그러한 시대를 맞게되는 경우 다
시 말하면 폭발적인 레저수요를 계획성있게 수용하지 못할 경우 예상되는
문제점과 대비책은 무엇인가.
첫째, 소위 요즘 사회문제로 등장한 난개발이 일어날 수 있다. 이 경우 우
리는 장기적으로 엄청난 경제적, 사회적 비용과 대가를 지불하게 될 것이다
.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적절한 연안통합관리 계획의 수립과 아울러 치밀한
후속계획의 수립이 요구된다.
둘째, 해양레저장비, 시설에 대한 기술, 안전성 문제도 대두될 것이다. 전
문가의 부족함도 단시일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에 대한 중장
기적 전문적인 기술인력 양성교육이 필요하다.
셋째, 해양레포츠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무분별한 개발이 진행된다면 해양
환경의 파괴로 인한 바다의 절대가치를 훼손시키게 될 것이다.
해양환경의 가치를 치밀하게 평가해야 하며 앞으로 적어도 100년이후의 우
리 후손들이 갖게 될 환경의식을 염두에 두고 개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가급적 최소화해야 할 것이며 자신이 없으면 보존에 무게를 둠이 훨씬 현
명한 결정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미 닥쳐오고 있는 해양레포츠 시대에 우리 국민들은 바다에 대해 보다 친
밀감을 느끼고 필연적으로 바다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크게 증진될 것이다.
이렇게 해양의식은 21세기 해양부국 실현을 앞당기는 바탕이 될 것이다.
다만 해양의 시대인 21세기 전국이 해양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선 보다 종
합적이고 체계적인 해양레포츠시대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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