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2위로 끌어내리고 한 달 만에 글로벌 수주잔량 1위에 등극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는 조선소별 수주잔량에서 124척 619만2천CGT(수정환산톤수)를 기록하며 세계 1위로 도약했다. 반면 2위로 내려앉은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는 106척 610만3천CGT의 수주잔량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과 불과 8만9천CCT의 근소한 차이다.
지난 9월에 이어 10월에도 국내 조선소 5곳이 수주잔량 세계 ‘톱5’에 자리했다. 9월과 비교해 순위변동이 없었던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91척 532만7천CGT를 기록했으며, 현대미포조선 울산조선소는 169척 384만5천CGT를 기록했다. 9월 5위를 기록했던 현대삼호중공업 삼호조선소는 84척 366만4천CGT를 기록, 순위 변동이 없었다.
500만CGT 이상의 수주잔량을 기록한 조선소는 3곳에 불과했다. 흔히 글로벌 ‘빅3’라고 일컬어지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달리 나머지 조선소는 500만CGT에 이르지 못한 성적을 신고하며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6~8위는 중국 조선소인 상하이외고교 상하이조선소 (75척 247만6천CGT), 장수뉴양즈장 타이저우조선소(99척 240만6천CGT), 후동중화 상하이조선소(50척 227만9천CGT)가 차례로 차지했다.
성동조선해양 통영조선소가 세계 10위권 조선소로 도약했다. 9월 178만2척CGT를 기록한 성동조선해양은 10월 72척 192만6천CGT의 성적을 신고하며 9위에 올랐다. 반면 지난달 9위를 기록한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는 72척 187만4천CGT로 집계, 순위가 한계단 하락했다. 9월 14위에 자리한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는 39척 152만7천CGT를 기록하며 15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SPP조선 사천조선소는 49척 115만9천CGT를 기록하며 23위에 자리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소별 수주잔량 뿐만 아니라 그룹별 실적에서도 현대중공업에 뒤졌다. 현대중공업은 233척 1063만4천CGT로 1위, 뒤를 이어 대우조선해양이 130척 685만3천CGT를 기록한 2위, 99척 552만3천CGT를 기록한 삼성중공업이 3위에 자리했다. 일본의 이마바리조선이 202척 453만1천CGT를 기록하며 4위를 기록했으며, 현대미포조선이 192척 434만1척CGT로 뒤를 이었다.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던 신조선가 지수는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10월말 기준 신조선가 지수는 138.8포인트로 9월 138.2포인트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전년 동년에 비해 6% 오른 것이다. 클락슨 선가지수는 1988년 1월의 선가를 100으로 잡아 특정시점의 전 세계 선박가격 평균을 보여주는 지수로, 선가지수가 상승했다고 하면 전반적인 선박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유조선 선가상승 두드러져
15만7천t급 수에즈막스급과 7만5천t급 파나막스의 벌크선 신조선가가 두자릿수 증가했다. 궤를 같이해 수에즈막스급 벌크선의 발주량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에즈막스급 벌크선의 신조선가는 66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으며, 파나막스급 선박 역시 11% 증가한 4650만달러를 기록 중이다. 32만t급 VLCC(대형원유탱커)는 전년 대비 8.3% 늘어난 98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11만5천t급 아프라막스 역시 9% 증가한 5400만달러로 집계됐다.
컨테이너선의 선가상승도 계속되고 있다.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4800TEU급 컨테이너선은 전년 대비 7% 증가한 5350만달러로 집계됐다. 1만3천TEU급은 1억16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지난해 가장 선가 상승율을 보였던 8800TEU급은 4.7% 신장했다.
올들어 10월까지 한국의 누적 선박 인도량은 1002만7천CGT로 집계, 978만4천CGT를 기록한 중국을 넘어섰다. 우리나라가 선박 인도량에서 중국을 제친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10월말 기준 수주잔량은 880척 3299만3천CGT로 글로벌 수주잔량의 29%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은 2514척 4706만7719CGT로 40.8%를 점유하고 있다. 글로벌 수주잔량은 5344척 1억1540만CGT로 9월 5379척 1억1630만CGT과 비교해 90만CGT 감소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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