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30 10:49

“국내 조선업, 내년에도 시황 회복 어려워”

해양플랜트 침체·실적약세·경쟁심화 ‘삼중苦’
조선업 수주실적이 내년에 개선되나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해양플랜트 침체와 조선소들의 실적약세 등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대신증권 전재천 연구원은 내년에 일반 선박 발주와 석유업체들의 설비투자가 감소하고, 엔저로 일본 조선소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며 국내 조선업이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그는 4분기 이후 셰일가스용 액화천연가스(LNG)선의 발주 증가 등에 힘입어 내년 대형조선 3사(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수주실적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시추설비 수주 여부가 실적회복으로 이어져

시추선의 실적회복이 진행돼야 대형조선사의 내년 목표 달성이 수월해질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 연구원은 내년에 대형조선 3사가 전년 대비 16% 늘어난 338~385억달러의 수주액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선수주는 올해와 비교해 2% 감소한 반면, 해양플랜트는 42% 대폭 늘어나 전체 수주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시추선의 의미있는 회복없이는 대형 3사 매출수준인 400억달러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대형조선 3사의 예상 수주액은 전년 대비 23% 감소한 304~331억달러로 추산된다. 상선 수주액은 지난해 보다 10% 증가한 반면, 해양플랜트는 4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수주실적이 감소한 이유는 오일 메이저 투자 감소로 인한 전통해양플랜트 수주실적 악화가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시추선과 생선설비 수주실적은 전년 대비 64% 급감했다. 수주 급감 배경은 유가 정체 상황이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육상 투자비용이 높아진 것도 해양 투자 비중 감소로 이어졌다. 심해시추선 발주는 2015년에도 침체가 지속될 전망이다. 오일메이저들의 투자감소에 따른 용선수요감소, 미용선 심해시추선 인도로 공급 증가, 기존 용선계약 만기로 가용 시추선 증가 등이 그 이유다. 올해 8월 조선사 잔량의 심해시추선의 60%가 여전히 용선 미확보 상태다. 전 연구원은 “다행히 2015년에는 극고온, 극고압 환경에서 작업하는 차세대 드릴선에 대한 수요로 일부 발주량의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내년 상선 발주량은 올해와 비교해 더욱 어두울 것으로 전망됐다. 전 연구원은 상선 전망과 관련해 “2013년 대량 발주 물량이 2015년에 인도되며 이에 따라 운임은 하락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선가는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점쳐졌다. 2014년 6월 상선 선가 하락 전환 이후 선가는 횡보 중이다. 인도량 증가에 따른 운임하락입력으로 선가상승이 어렵지만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박 발주량은 조선사 건조량 대비 크게 적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현재 선가에서도 수익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조선사의 인하 여력 또한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까지 점유율에서 큰 변화가 없었던 일본 조선소의 점유율은 내년에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경쟁상대로 여겨지지 않았던 일본조선소는 선가 경쟁력에 힘입어 범용 상선에서 새로운 경쟁 상대로 부상 중이다. 전 연구원은 “환율 변경 변화에 따른 점유율 변화는 몇 년을 두고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LNG선 발주량 크게 증가

내년에 LNG선 발주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셰일가스 수출이 2017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는 점을 감안하면, 3년전인 2014년 말부터 LNG선 발주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4개의 셰일가스 수출 프로젝트가 승인됐고 2015년까지 추가로 2개의 프로젝트가 승인될 예정이다. 이를 고려하면 108척의 LNG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 연구원의 설명이다. 전 연구원은 108척 중 현재 19척이 발주됐으며 2015~2016년에 나눠서 발주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육상플랜트 보다 개발비용이 약 30% 낮은 생산저장하역설비(FLNG)의 관심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 연구원은 “생각만큼 FLNG 발주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 않지만 내년부터 발주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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