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조선소의 올해 상반기 수주량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국내 중소조선소의 수주량은 116만CGT(수정환산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상반기 누적 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으나 2분기의 감소추세가 다소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PC(제품운반선)선 시장의 호조로 PC선의 비중이 높았던 점에 비해 금년 상반기 수주는 PC시장의 부진으로 벌크선의 비중이 54%를 차지했다. 특히 국내 중소조선소의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수주는 올들어 증가하고 있다. 과거 수주점유율이 지난 4년간 0~18% 수준이었던 점에 비해 상반기에 43%까지 폭증한 것이다.
국내 중소조선소의 상반기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4% 증가한 22억달러로 추정됐다. 수주량 소폭 감소에도 불구하고 선가의 상승세 지속으로 수주액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중 중소조선소의 수주액 비중은 전체 국내 수주액의 16% 수준으로 예년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내 중소조선소의 수주잔량은 6월말 기준 439만CGT로 전분기말 대비 10%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수출입은행 양종서 연구원은 “2분기 침체국면으로 수주량이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분기 대비 수주잔량이 증가한 것은 2분기 중소조선 건조량이 매우 저조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중소조선소의 상반기 건조량은 130만DWT(재화중량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52% 급감했으며 전분기 대비 27% 감소했다. 최근 건조량의 부진은 일부 조선소의 내부적 생산차질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벌크선의 주요 선형별 신조선가는 1분기동안 상승세를 유지했고 2분기 들어 상승속도가 둔화되거나 보합세를 나타냈다.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의 상반기 신조선가는 전분기 대비 1.8% 상승했고 연초 대비 7.4% 상승한 5750만달러 수준이다. 파나막스 벌크선의 상반기 신조선가는 전분기와 같은 가격을 유지했고 연초 대비 4.2% 상승한 3075만달러 수준이다.
중소형 탱커 주요 선형의 신조선가 역시 벌크선과 유사한 양상으로 1분기 동안 상승세를 유지했으나 2분기 들어 상승세가 둔화됐다. 아프라막스 탱커의 상반기 신조선가는 전분기 대비 1% 상승했고 연초 대비 5.3% 상승한 5500만달러 수준이다. MR탱커 상반기 신조선가 역시 전분기 대비 1% 상승했고 연초 대비 7.2% 상승한 3700만달러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형 컨테이너선 주요 선형의 신조선가는 상반기 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3600TEU 파나막스 컨테이너선의 신조선가는 전분기 대비 4% 상승했고 연초대비 5% 상승한 4100만달러이며 1천TEU 핸디막스 컨테이너선의 신조선가는 전부기 대비 2.5% 상승한 2025만달러로 나타났다.
상반기 BDI 1000선 무너져
상반기 벌크선 운임지수(BDI)는 평균 1179로 전년 동기 대비 40% 높은 수준이나 시황이 좋은 상황은 아니다. BDI는 1분기 들어 지난해 상승기조의 영향으로 2천선을 상회하는 수준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하락세를 지속해 상반기말 850으로 마무리했다.
양 연구원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전년 상반기에 대한 기저효과로 큰 폭의 상승을 나타냈으나 절대수치는 극심한 침체 수준”이라고 밝혔다. 여전히 선복량 과잉이 심각하고 중국의 경기 둔화 등으로 수요측 요인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17만DWT 케이프사이즈 용선료는 전분기 대비 2% 하락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105% 높은 수준이다. 7만5천DWT 파나막스 용선료는 전분기 대비 16% 하락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42% 높은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전세계 신조선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2048만CGT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해양플랜트의 수주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어 상선 수주도 3월 이후 급감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지난해 전세계적인 수주회복을 이끌었던 선종들 중 벌크선만이 전년 추세에서 소폭 감소한 정도를 유지하고 있고 LNG선, 컨테이너선, 제품운반선 등의 수주가 크게 감소했다.
전세계 상반기 신조선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9% 감소한 475억달러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이중 약 30%인 140억달러를 수주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세계 선박건조량은 2010년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다. 상반기 전세계 선박 건조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1801만CGT를 기록했다.
상반기 중 우리나라의 건조량은 18% 감소해 세계 평균보다 큰 감소폭을 나타냈고 특히 2분기의 감소폭이 컸다. 중국의 상반기 건조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고 일본은 같은 기간 12.7% 감소했다.
중소조선 시황은 4분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탱커나 벌크선의 투자모멘텀이 사라진 것은 아니고 선박의 가격도 하락하고 있어 4분기 경에는 투자수요가 조금씩 움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 연구원은 “4분기부터 수주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나 금년 중 대규모 수주보다는 점차 개선되는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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