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운시장의 수급상황이 소폭 개선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수출입은행 양종서 연구원은 지난해 해운시장의 수급상황은 개선된 것으로 보이나 개선폭은 작은 수준이고 이러한 추세가 2015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그는 선복량 과잉심화는 고비를 넘겼으나 아직까지 공급과잉의 해소가 기대될 정도는 아니며 향후 2~3년후 시장의 회복이 더뎌질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P3 출범 등 ‘컨’선 시장 복잡한 양상으로 진행
올해 세계 1~3위 선사의 연합체인 ‘P3’가 운항을 개시할 예정이다. 이에 양 연구원은 대형 고효율선박들의 점유율 확대, 이에 따른 선박들의 연쇄적인 항로이동, P3의 전략에 따른 타선사들의 움직임 등 시장이 매우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그는 고효율선박으로 무장한 P3에 이렇다 할 대응책이 없는 국내 선사 및 소속 동맹들에게는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며 P3의 전략, 선복량 과잉 문제 등으로 운임은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컨테이너선 해운시장은 선복량 과잉 문제의 해소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양 연구원은 지난해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증가율은 약 5% 수준으로 추정되며 선복량 증가율은 5.9%로 선복량과잉 문제는 해소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전망과 관련해 그는 물동량과 선복량 증가율 예상치는 각각 6.1% 5.9%로 물동량 증가율이 약간 높으나 문제해소에 큰 기여를 할 정도는 아니라고 관측했다.
지난해 벌크선 시장은 회복국면으로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 연구원은 지난해 벌크선운임지수(BDI)는 평균 1157로 전년 대비 약 26% 상승한 수준을 나타냈으나 아직까지 본격적인 회복국면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상반기 중 BDI는 지난해 6월19일 이전까지 단 한차례도 1000에 도달하지 못하는 극심한 침체를 나타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5% 낮은 수준이다. BDI는 지난해 9월 이후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를 나타내며 2000선을 상회했다.
이에 양 연구원은 9월 이후 BDI 상승요인으로 환율영향에 의한 브라질의 철광석 수출급증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하지만 양 연구원은 이 상황은 일시적 영향일 뿐 근본적인 시황개선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벌크선의 건조량은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으나 수주량이 큰 폭의 증가를 나타냈다. 지난해 11월까지 벌크선 건조량은 5770만DWT(재화중량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39.6% 감소해 신규공급에 의한 공급과잉 문제 악화는 고비를 지난 것으로 보인다.
탱커운임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전년과 비교해 약세를 띄고 있다. 벨기에-미국 동부간 55K 탱커의 평균운임은 전년 동기 대비 13.4% 하락한 수준이며, 싱가포르-일본 치바간의 30K 탱커의 경우는 전년 동기 대비 3.5% 하락한 수준이다. 양 연구원은 탱커시장 역시 전반적으로는 선복량과잉의 영향이 크며 중소형 제품 운반선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양호하다고 진단했다.
유조선시황은 과잉선복량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으며 침체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선진국의 에너지효율화 등의 노력에 따라 2005년 이후 둔화된 물동량에 비해 선복량 증가율은 훨씬 더 큰 수치를 나타냈으며 이후 꾸준히 수급이 악화돼 왔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이 타이트오일을 생산하며 원유수입을 감소시켜 물동량은 더욱 둔화되고 있다. 반면 각국 석유공사 등을 중심으로 한 꾸준한 발주와 중국의 영향으로 선복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양 연구원은 수년간 4~6%를 나타내던 선복량 증가율은 지난해 2%로 둔화 된것으로 추정되나 물동량 역시 과거 2% 내외의 증가율이 미국의 수익감소의 영향으로 1% 이하로 둔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또 그는 올해 선복량 증가율은 2%, 물동량 증가율은 0.5%로 수급상황은 지속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유조선 시장과 달리 제품운반선 시장은 선복량 과잉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양 연구원은 물동량 증가율은 4% 초반, 선복량 증가율을 3% 초반 수준으로 수급개선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제품운반선 시장의 물동량 증가율은 약 4%로 추정된 반면, 선복량 증가율은 약 2.9%에 그쳤다.
다만 그는 수급과 시황의 개선속도는 완만해 아직까지 시장에서 뚜렷할 운임회복이 나타나지는 못하고 있어 급한 기대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조선업 수주 수주실적 소폭 증가
지난해 조선업 수주현황은 상선을 중심으로 큰 폭의 개선을 나타냈다. 드릴선 등 고가 해양부문의 수주약화로 수주액 증가폭은 수주량 증가폭에 비해 작은 수준을 기록했다. 해양플랜트의 수주가 감소한 반면 상선수주를 위주로 수주회복이 이뤄져 수주액 증가율은 낮게 나타났다. 선종별 수주실적을 보면 고효율 선박과 북미 비전통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지배적이었다.
조선업 수주는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올해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양 연구원에 따르면 올해는 컨테이너선의 수주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며 일시적 선복량 과잉현상에 의해 LNG선의 수주가 다소 감소될 전망이다.
제품운반선의 경우는 지난해 발주 투기수요가 있는 것으로 보여 이 부분이 조정될 경우 수주량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해양시장은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등 생산설비가 다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나 드릴선 등 리그선의 수주 감소추세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수주량 및 수주액도 전년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양 연구원은 수주량은 금년대비 약 3% 증가하며, 수주액은 약 10% 증가한 421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그는 올해에는 선가의 소폭 인상과 FPSO의 수주증가 등으로 수주량 증가폭에 비해 수주액 증가폭이 다소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건조량을 상회하는 수주량의 영향으로 수주잔량은 전년대비 약 6% 증가할 전망이다. 건조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드릴선, LNG선 등 고가물량의 인도증가로 수출은 약 15% 증가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기준 세계 수주잔량은 연초대비 2.5% 증가한 1억48만CGT로 집계됐다. 연초대비 연간 수주잔량 기준으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증가추세를 기록했다. 수주량이 절대적으로 많은 양이라 할 수는 없으나 세계적인 구조조정의 여파와 수년간 누적된 수주 부진에 의한 건조량 감소로 수주잔량이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는 전세계 건조량 기준으로 약 2년치 일감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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