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 자회사 중 장애인 표준사업장 설립 현황에 따르면 대기업 가운데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 4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과 LG, 포스코, 그리고 STX다.
이 중 STX그룹이 운영하는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장애인들이 모여 제빵부터 영업까지 책임지는 ‘예그리나’다. ‘예그리나’는 작년 4월 STX그룹이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설립했으며, 현재 13명의 직원 중 11명이 청각장애, 지체장애 등을 가진 장애인들이다.
최근 STX조선해양, STX엔진, STX중공업, 포스텍 등이 자율협약체제에 들어가고 STX팬오션과 STX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STX그룹이 심각한 경영위기에 처함에 따라 각 계열사의 지원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고, 장애인들도 꿈을 접어야 할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지적장애 3급인 최충만 씨는 “처음으로 정규직이 되어 꿈을 품고 즐겁게 다녔던 회사인데 혹시라도 회사를 나가게 될지 몰라 매일 밤 잠이 오지 않습니다”라며 걱정을 토로했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란 10명 이상, 상시근로자 대비 30% 이상의 장애인을 고용하고 편의시설과 최저임금 이상 지급 등의 요건을 갖춘 사업장을 말한다. STX가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예그리나를 창원에 설립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장애인 일자리의 수도권 편중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장애인 고용 기업체의 50% 이상이 수도권 지역에 몰려 있어 지방에 거주하는 장애인 입장에선 취업의 기회가 더욱 적을 수밖에 없다. 지방거주 장애인에게도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예그리나가 탄생한 것이다.
예그리나 관계자는 “앞으로도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을 하기 위해 빵을 판다’는 취지 아래 장애인을 대상으로 제빵기술 교육과 일자리 제공을 통한 경제적 자립을 후원할 예정”이라며 지역사회의 각별한 관심을 촉구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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