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양국이 선박 노후화가 지속되고 물동량이 감소하는 등 한중 카페리업계의 경영여건이 어려워지는 상황을 고려해 선령 20년이 넘은 카페리선박의 한중 구간 운항 허용을 검토키로 했다.
해양수산부(장관 윤진숙)는 지난 3일부터 이틀간 중국 하이난다오 싼야(三亞)에서 개최된 제21차 한중 해운회담에서 한중 카페리항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한중카페리항로 장기발전계획’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부는 해운회담에서 기존 카페리선보다 낮은 선령으로 대체하는 경우 20년을 초과하더라도 카페리선 투입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노후 카페리의 원활한 대체 여건을 조성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이번 해운회담에서 한·중 공동으로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국정부는 한중카페리협회 주관으로 사전 연구를 수행해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선령 20년 선박의 운항 제한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이 항로 취항 선박 15척 중 절반이 넘는 8척이 선령 20년을 넘긴 배들이다.
우리나라 해수부 전기정 해운물류국장과 중국 교통운수부 수운국 리훙인(李宏印) 부국장을 수석대표로 한 이번 해운회담에선 이 밖에도 한중 컨테이너 및 카페리항로 운영에 대한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
한중 간 컨테이너항로 운영과 관련해 양국정부는 한중항로 운송능력이 과잉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지난해에 이어 신규 항로개설 및 선복량 증가투입을 억제하기로 했다.
경인항은 인천항 평택항과 같이 양국 정부가 특별관리하는 항만으로 정의하고 추가 기항 등은 양국 정부가 협의해 승인하기로 했다.
양측은 한중 카페리사업자의 지분매각, 증자 등은 양국 기업(제3국 투자기업 제외)을 대상으로 한정해야 하며 양국 각 50% 지분이 유지되도록 노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한중 카페리선이 정기검사 및 수리기간으로 인한 휴항 중 임시 컨테이너선을 대체 투입하는 것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대체선박의 적재능력, 임시투입기간, 투입 절차 등 구체적인 사항은 양국 민간협의회(컨테이너 및 카페리협회) 의견 수렴을 거쳐 외교경로를 통하여 확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광양비츠>호의 평택-옌타이간 카페리항로 취항 가능성이 높아졌다. 운항사업자인 옌타이보하이국제윤도유한공사를 이 선박을 확보해 항로에 투입코자 하고 있으나 선령 20년을 초과했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가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광양비츠>호는 1991년 지어져 올해로 선령 22년째를 맞았다.
이번 해운회담에서 양측은 해당 선박이 과거 한중항로에 운항했던 선박이라는 점을 들어 민간협의회의 통일된 의견을 토대로 운항여부를 확정하기로 했다. <광양비츠>호는 과거 2008년 <자오둥펄>이란 이름으로 평택과 중국 웨이하이를 잇는 카페리항로를 운항한 바 있다.
지난 6월 열린 한중정상회담에서 논의돼 관심을 모았던 백령도와 중국 산동성 룽청(榮成) 간 국제여객항로는 올해에도 양국 합의 불발로 신설이 무산됐다. 해양수산부는 최근 남북한 신뢰 프로세스 구축 등 남북관계 진전 사항을 적극 부각하면서 여객 안전보장을 위한 여건이 조성된 점을 강조하는 등 집중적으로 신설 가능성을 타진했다. 하지만 중국측은 지난해에 이어 항로가 지리적으로 민감한 지역에 위치해 여객의 안전 보장이 우려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항로 개설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항로개설에 따른 경제성·안전성 연구를 우선 진행하고 관련 여건이 구비된 후 항로개설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많이 본 기사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