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하반기는 해상물동량보다 선복량 증가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출입은행 양종서 선임연구원은 시황침체의 주요 원인을 불경기에 의한 해상물동량 부족보다는 과잉 선복량이 주원인인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상반기 벌크선의 건조량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줄었으나 수주량이 크게 증가해 중장기적으로 선복량 과잉해소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상반기 벌크선 건조량은 329만DWT로 전년 동기 대비 44.7% 감소했으나 전 세계 선복량의 약 5%에 해당하는 양으로 여전히 많은 벌크선이 건조 중에 있음을 나타낸다.
금년 상반기 중 건화물운임지수(BDI)는 평균 843.4로 전년 동기 대비 10.5% 낮은 수준을 나타냈으며 1999년 지수 발표 이래 반기평균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중 BDI는 6월19일 이전까지 단 한차례도 1000에 도달하지 못하는 극심한 침체를 나타냈다.
벌크선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45.6% 증가한 2355만DWT로 전 세계 선복량의 3%를 상회하는 물량으로 2~3년 후 시황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건조량이 2012년을 정점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나 여전히 물동량에 비해 많은 선박이 건조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하반기에도 벌크선 시황의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2012년 전 세계 벌크물동량은 전년대비 7% 미만의 증가율을 나타낸 것으로 추정되는데 비해 선복량은 10.4%의 증가율을 기록해 벌크해운시장의 수급이 크게 악화된 결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결과 2013년도 상반기 시황은 2012년 공급된 많은 선복량에 의해 최악의 침체를 가져왔다.
양 연구원은 올해 해운물동량 증가율은 5~6% 사이가 될 것으로 추정하며 선복량 증가율은 7%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 수급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그는 BDI는 1000을 사이에 두고 등락을 나타내겠으나 전반적으로 1000 이하에 머무는 날이 하반기에도 많을 것으로 전망하며 벌크해운시황의 극심한 침체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조선 수급상황 더욱 악화
상반기 탱커 운임은 여전히 낮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으나 MR탱커 운임은 전년 동기 대비 일부 상승한 수준을 나타냈다. 탱커시장 역시 전반적으로는 선복량 과잉의 영향이 크지만 중소형 제품 운반선의 경우 이를 조금씩 해소하는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벌크선과 마찬가지로 탱커의 경우도 상반기 건조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반면 수주량은 크게 증가했다. 상반기 전체 탱커의 건조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1% 감소한 1461만DWT였으며 이중 제품운반선은 전년 동기 대비 20.1% 감소한 222만DWT다. 반면 상반기 탱커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87.6% 증가한 1252만DWT다.
양 연구원은 상반기에 침체를 나타낸 하반기 유조선 시황은 하반기에도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수급도 악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선진국의 에너지 효율화 등의 노력에 따라 2005년 이후 둔화된 물동량에 비해 선복량 증가율은 훨씬 더 큰 수치를 나타냈으며 이후 꾸준히 수급이 악화되어 왔다. 특히 호황기 물량이 쏟아지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이러한 수급비율의 악화는 더욱 급속히 진행됐다.
최근 미국의 원유수입 감소로 인해 물동량 증가율은 더욱 둔화된 반면 각국 석유공사 등 NOC를 중심으로 한 꾸준한 발주와 중국의 영향으로 선복량 증가율은 연 5% 내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양 연구원은 2013년 물동량 증가율은 약 2.8%로 추정되는 반면 선복량 증가율은 4.9% 수준으로 예상하며 수급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그는 하반기에도 용선료, 운임 등의 지표는 어려운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유조선 시장과 달리 제품운반선 시장은 선복량 과잉에서 서서히 벗어나 소폭이나마 시황 개선이 기대된다. 금융위기 이후 부진한 선박 수주의 영향으로 선복량 증가율은 2011년 이후 연평균 2.5%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물동량의 경우 중동의 수출물량과 최근 미국 타이트오일의 제품수출에 따른 영향으로 최근 수년간 4% 내외의 물동량 증가율을 기록해 시장은 선복량과잉을 점차 해소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양 연구원은 2013년 물동량 증가율이 약 4.6%로 예상되는 반면 선복량 증가율은 약 2.6%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며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운임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10% 상승한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수급과 시황의 개선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돼 급한 기대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양 연구원은 지적했다.
선박의 고효율화 경쟁 양상 나타나
용선료 수준을 나타내는 HRCI(Howe Robinson Container Index)는 1년 6개월째 500포인트선 근처에서 횡보하고 있다. 지수는 심각한 침체를 반영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어 컨테이너선, 특히 중소형선의 선복량 과잉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운임수준을 나타내는 CCFI의 경우는 금년 상반기 내내 하락 추세를 나타냈다.
6월말 CCFI는 연초대비 8.7% 하락한 1013.26을 기록했으며 이는 금융위기 직전에 비해 약 11% 하락한 수치다. 다만 CCFI는 해운경기 전반에 비해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상반기 중 컨테이너선의 건조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으나 수주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상반기 중 건조량은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한 76만4천TEU를 나타냈다. 지난해 극히 부진했던 컨테이너선 수주는 금년 들어 고연비선박의 확보 경쟁이 다시 일어나면서 수주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컨테이너선은 HRCI 지수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선복량 과잉이 심각한 수준이다.
양 연구원은 선박 대형화와 고연비화 등 선박의 고효율화 경쟁이 일어나고 P3(머스크라인, MSC, CMA-CGM)와 같은 상위권 선사들의 경쟁자 죽이기 전략이 노골화되면서 시장이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2013년 컨테이너선 해운시장은 선복량 과잉 문제가 더욱 악화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상반기 중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 반면 선복량 증가율은 약 5.9%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며 금년에도 수급은 악화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관측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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