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는 한일항로와 달리 STX팬오션의 법정관리에도 불구하고 큰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참여하고 있는 한중 양국 선사가 많은 데다 최근엔 3국적 선사들의 점유율이 높아졌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STX팬오션은 법정관리 신청 이후 인천과 중국 칭다오를 잇는 노선을 제외하고 한중 컨테이너노선을 모두 중단했다. STX팬오션은 인천-칭다오 노선과 롄윈강과 칭다오를 연결하는 한중일 팬듈럼 노선, 칭다오와 상하이를 거치는 동남아항로(KMS) 등을 운영해 왔다.
STX팬오션은 법정관리 신청 이후 화주들의 이탈을 경험하고 있다. 대형화주들마저 STX팬오션과의 거래를 중단키로 결정했다는 전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중항로에선 이렇다할 반사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40~50곳에 이르는 선사들이 참여하는 항로다 보니 STX팬오션에서 이탈한 물량을 유치하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 까닭이다.
최근엔 제3국적 선사들이 가세하며 시장은 더욱 혼탁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3국 선사들의 한중항로 점유율은 지난해 10%에서 올해 27%로 급증했다. 물량은 지난해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3국선사들의 영업력이 커지면서 물량상승을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전체 실적만을 놓고 보면 5월에도 한중항로 로컬화물(직교역화물)은 큰 폭으로 상승세를 보였다”며 “하지만 3국적선사들까지 경쟁에 나서면서 운임회복이 요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중항로 선사들은 4월 이후 TEU당 50달러 규모의 기본운임인상(GRI)과 부대할증료 별도 징수란 운임회복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반영률은 미미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 선사 관계자는 “한중 양국 선사들이 서로 불신이 깊어 운임회복에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며 “상하이항운교역소와 같은 공적기구를 통한 운임신고제 도입도 운임안정화를 위한 한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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