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약세의 진행으로 해외시장에서 수출기업의 마진감소와 시장점유율 하락 등의 영향이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엔/달러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국내 제조업의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기준 4.8조원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우리수출 엔저에도 괜찮은가?’라는 보고서에서 엔화약세로 대일수출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으면서 4월 대일적자가 31억 달러로 28개월 내 최고 수준을 나타냈으며 한 • 일 간 수출상품 경합도 또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무역협회가 미국, 유럽 등 5대 시장에 진출한 현지 한국기업 124개사를 대상으로 엔저영향이 기업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를 묻는 설문조사도 포함됐다. 아직 엔저영향이 없다는 응답이 37%, 있다는 응답이 63%였다.
엔저영향이 있다는 63% 중에서 ‘마진감소가 있다’고 대답한 응답이 48%, ‘시장점유율 하락’을 택한 응답이 15%였다. 일본 경쟁제품의 가격 변동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기업의 61%는 ‘가격 변동이 없다’고 답했고, ‘가격이 인하됐다’는 응답은 35%에 그쳐 엔화약세에 따른 국내기업 영향이 아직 본격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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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곧 엔저영향은 우리 기업의 수출 및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설문 참가 기업 중 73%가 엔화가 110엔대에 도달할 경우, 수출이 평균 10% 가까이 감소할 것이라 응답했다.
최근 엔/달러 환율이 100엔대를 넘어선 상황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엔/달러 평균 환율은 93엔으로 나타나서 현재 환율 수준으로는 수출 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엔/달러가 10% 상승할 경우 국내 제조업체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8조원 감소하고, 영업이익률도 0.21% 하락할 것으로 분석되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수출 비중이 높은 대기업의 영업이익액 감소폭이 6.3%로 3.9%인 중소기업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석유화학, 자동차, 전기전자, 기계류의 매출 감소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 이익은 수출물량보다는 수출단가 하락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철강금속, 기계류에서 감소폭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결과에 따라 무역협회는 정부가 엔저로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기업에 대한 무역금융과 해외마케팅 등의 단기적 지원을 더욱 확대해야 할 것이라 밝혔다. 수출기업 또한 과거 일본기업이 원가절감, 기술개발, 글로벌 경영으로 엔고를 극복한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 대일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 분석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국제무역연구원의 장상식 연구의원은 “엔화약세의 영향이 아직 본격화되지는 않았으나 곧 국내기업에 대한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기업의 수출 감소,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만큼 정부와 기업의 선제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 이명지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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